“백주또 할마님께 마을 무사 안녕과 가정의 행운 기원”
“백주또 할마님께 마을 무사 안녕과 가정의 행운 기원”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2.22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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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당본향당서 신과세제
송당마을제 4대 당제 중 최대 규모 굿
22일 송당본향당에서 신과세제가 이뤄지고 있다. 김나영 기자.

“비바람 몰아쳐도 욕심 없이 잘 허당보민, 잘 처신들 하염시면 조손덜(자손들)이 평안허고 복이 올 거랜 햄수다.”

“고마수다.”

쏟아진 빗속에서도 심방(제주 무속인)과 단골(신앙민), 방문객이 한 자리에 모여 마을 수호신인 백주또 할마님에게 정성껏 세배를 올리며 마을 무사안녕과 가정의 행운을 기원했다.

송당리마을회가 주최ㆍ주관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후원한 송당마을제 4대 당제 중 첫 번째인 ‘신과세제(新過歲祭)’가 22일 송당본향당에서 개최됐다.

신과세제는 1986년 제주도 무형문화재 5호로 지정된 송당리마을제 4대 당제 중에서도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굿이다.

제주 무속신앙에서 송당리는 농경신인 여신 백주또와 목축신인 남신 소로소천국이 터를 잡은 곳으로, 이들 자손이 도 전역에 흩어져 마을별 당신이 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에 송당본향당은 도내 당 신앙의 뿌리로 불린다.

이날 오전 송당본향당에서는 커다란 비 가림막이 쳐진 가운데 굿이 이뤄졌다. 

백주또 여신을 앞에 둔 제단에는 단골들이 마련한 제수를 담은 구덕(대나무로 짠 바구니)들로 가득했다. 구덕마다 밥과 떡, 과일, 생선으로 가득했는데 각각 비에 젖지 않게 비닐이 씌워져 있었다.

심방은 본향당신에게 새해 문안을 드리는 가 하면, 한 해 무사안녕과 풍요를 정성스레 기원했다. 그리고 한해의 운수를 점치며 단골들에게 본향당신의 메시지를 전하며 이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

또 연물 장단에 맞춰 “공부하러 간 자손들, 직장에 다니는 자손들, 사업하는 자손들, 장성한 자손들” 등 단골들이 복이 깃들길 기원하는 모든 자손을 아우르는 노래로 이들을 위로하고 마음을 어루만졌다.

한편 송당리마을제 4대 당제는 매년 ▲음력 1월13일 신과세제(22일) ▲음력 2월13일 영등제(3월 22일) ▲음력 7월13일 마불림제(8월 16일) ▲음력 10월13일 시만곡대제(11월 13일) 순으로 치러진다.

22일 송당본향당에서 열린 신과세제에서 단골들이 백주또 여신에게 바치기 위한 구덕으로 가득하다. 이들 구덕은 비에 젖지 않도록 비닐로 씌워져 있다. 김나영 기자.
22일 송당본향당에서 열린 신과세제에서 단골들이 백주또 여신에게 바치기 위한 구덕으로 가득하다. 이들 구덕은 비에 젖지 않도록 비닐로 씌워져 있다. 김나영 기자.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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