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의 시대
로컬의 시대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2.2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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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택 열린도시연구소 대표·논설위원

이른바 로컬의 시대가 도래했다. 늘 중앙으로만 향하던 도시와 국가의 힘이 지방으로 향하고 있다. 각 지역들이 자기만의 개성을 통해 지역을 알리고 지역의 힘을 키워나가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에서 시작된 국가의 관심이 지금은 로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로컬 관련 정책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 차원에서 ‘지방’이 중심 키워드가 되는 정책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국가 예산이 긴축 재정으로 돌아서는 상황에서도 로컬 관련 예산이 늘어난 것은 ‘로컬 현상’이 지방을 살리면서도 지역 소멸에 대한 대안이 될 거라는 판단이리라 생각한다.

제주는 로컬의 성지라 할 수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의 사람들이 제주에서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제주는 ‘로컬의 시대’를 여는 중요한 지역이 됐다. 특히 다양성과 개성을 바탕으로 한 제주문화에 대한 관심과 존중은 로컬 콘텐츠로서 작동하면서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활동하는 계기가 됐다. 제주가 로컬 크리에이터의 성지가 되는 배경에는 지역 내 스몰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 등 다양한 중간지원 조직이 십여 년간 진행해 온 활동이 있다. 한때는 스타트업이라 불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지역과의 밀착도를 더 높이기 위해 로컬 콘텐츠를 다루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을 육성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제안되고 있다.

필자는 그 역할을 중심으로 하는 지방시대위원회 내에 있는 로컬콘텐츠생태계구축전문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지방 정책에 대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지방시대위원회 내에는 다양한 위원회가 있지만 제가 활동하는 위원회에서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로컬 콘텐츠를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에 충남 예산군의 초청으로 전문위원회 회의를 예산군에서 진행했다. 로컬을 지향하는 위원회 성격상 다양한 지역을 찾아가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향후 로컬 정책을 제안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제주도 내에도 지방시대위원회 지방위원들이 계신다. 지방에 살고 있는 모든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야하는 상황이지만 특히 관련 위원회에 참여하는 분들은 남다른 책임감으로 지방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계신다. 국가나 지자체의 정책은 다양한 주제로 만들어지고, 각 정책들이 오버랩되면서 지역의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 분야별로 다양한 전문가들이 지역을 위해 고민을 해야 하고, 행정은 그 고민들을 모아서 정책화해서 집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안 그래도 부족한 지자체의 예산에 도움을 주기 위해 다양한 국비 사업을 유치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정책 예산들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예산 매칭이 이뤄져야만 가능한 구조가 많다. 최근 대한민국은 부동산 가격 상승의 후유증으로 재정이 어려워져 긴축 재정을 하는 상황이다. 지역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에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예산을 마련하는 게 어려운 상황임은 알고 있지만 많은 국비 지원이 있는 로컬 관련 국비 사업에 지자체와 지역 내 전문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지역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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