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역할
부모의 역할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2.15 17: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작금의 우리 사회는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가 비정상적으로 되면서 크게 일그러지고 뒤틀린 상황이 계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자식은 부모에 대한 존경과 공경은 하지 않으려 하면서 무리한 요구는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부모는 자식에 대한 희생과 책임을 최소화하면서 자신만의 삶을 추구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부모 자식 사이라도 넘어서는 안 되는 것이 반드시 있어야 하며,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배려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것들이 대부분 무너지면서 존속과 비속에 대한 살해나 폭력 등이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길을 가는 두 존재가 자기만 생각하고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것과 같은 양상인데, 지금까지는 보기 어려웠던 이상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서 걱정이 크다. 

부모가 중추를 이루는 가정은 사회, 민족, 국가 등을 이루는 핵심이니 부모야말로 그 사회를 지탱하고 이끌어가는 근본 중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가 제대로 서면 자식은 올바르게 성장하여 바람직한 사회 구성원이 되어 미래를 발전적으로 이끌어갈 국가의 기둥이 될 것이다. 반면 부모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자식도 그릇된 길을 걸어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회에 혼란을 일으키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러므로 사회가 건전한 방향성을 가지고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부모가 하는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지하고 어떻게 하면 그것을 올바르게 해낼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자식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라는 말이 있듯이 부모의 양육과 교육의 방식은 단순한 언행까지도 자식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쳐서 평생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부모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자식이 스스로 생활할 수 있을 때까지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양육을 도맡아서 하는 것이다. 신체적으로 완성되지 못한 상태인 아이를 보살피면서 길러내어 올바르게 자라도록 하는 것이 바로 양육인데, 여기에는 커다란 책임과 희생이 뒤따르게 되어 있다. 

부모들이 이것을 거부하거나 포기하는 순간 사회는 대혼란에 빠질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부모가 된 사람들은 자신이 민족과 국가와 사회에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그 요구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부모가 해야 하는 또 다른 역할은 자신의 아이가 사회나 국가의 한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구실을 다하는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엄하게 가르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가정교육인데, 지금의 부모들은 이 역할 모두를 교육기관과 국가가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를 교육하는 것에는 다른 이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예의와 배려를 통해 올바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일과 사회생활에 필요한 정보와 지식과 기술을 배우도록 하는 두 가지가 있다. 뒤엣것은 교육기관이나 국가에서 할 수 있지만, 앞엣것은 가정에서 부모가 하지 않으면 누구도 할 수 없으므로 자신의 아이가 제대로 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철저하게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아이를 잘못 가르쳐서 사회에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게 되면 비록 촉법소년이라도 그 부모는 엄중하게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하며, 아이는 자기가 한 행위에 대해 일정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엄격한 법적 장치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