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직관: Intuition of AI
인공지능의 직관: Intuition of AI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2.1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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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연 제주한라대 관광경영과 교수·논설위원

번아웃이 올정도로 바쁜 겨울방학이였다. 많은 업무와 출장속에서 이 바쁜 일정과 업무를 효율적으로 소화하도록 도와준 이가 감사하게도 바로 챗GPT였다. 2022년 오픈AI가 3.5 무료 버전을 공개하고 작년 4.0 유료버전(20달러)을 출시한 이후 챗GPT는 나의 조교로 매일 만나고 있다. 5년 전만해도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인공지능이 ‘인류 문명사의 최악 사건이자 악마’라고 할 정도였고, 지금도 여전히 일자리와 프라이버시 침해, 윤리적 문제 등 다양한 도전 과제들이 여전히 제기되며 특히 생성형 AI는 현재 큰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생성형 AI란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서 텍스트, 오디오, 이미지 등 기존 데이터를 활용하여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인공지능을 말하며,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ChatGPT(쓰기 및 대화), Deep-L(번역), Dall-E(이미지), 작곡 등 인공지능이 따라오기 어려울 거라고 여겨졌던 분야까지도 침투하며 발전속도는 폭주하고 있는 상태이다.

심지어 2019년 정부가 ‘IT강국을 넘어 AI강국으로’라는 비전을 제시한 이후 올해부터는 9090억원을 투입해 국민일상, 산업현장, 공공행정 등 전국민의 인공지능 일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빠른 속도의 발전만큼 AI와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을 살펴보면, 개인정보 유출과 신뢰성의 문제, AI의 영향을 받을 직업군에 대한 우려, 생성형 AI로 만들어진 창작물의 창조성과 저작권에 대한 윤리적이고 법적인 문제, AI 관련 무분별한 경쟁 개발로 인한 환경오염의 문제 등이 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도입으로 감원의 파장이 시작되었고, 골드만삭스의 보고서에서 의하면 사람이 하던 기존 업무 중 25~50%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으며 분야별로는 사무 및 경영 46%, 법률 44%, 건축 및 기술 37%가 자동화될 수 있다고 내다보았다.

개인적으로 사실 염려되는 부분이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정과 직관을 대체할 수 있는 시대가 올까’이다. “His love is real but he is not” “그의 사랑은 진짜이지만 그 아이가 진짜가 아닙니다.” 23년 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AI’라는 영화의 메세지이다.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이 되게 해 달라는 소원을 빌며 2000년을 기다리고 만난 엄마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인상이 깊었다. 그 당시 관람하면서 감정을 가진 로봇이 존재하는 시대가 올까 하며 너무 먼 이야기로만 느꼈었는데 인간을 이기는 알파고, 인공지능의 목소리와 사랑에 빠지는 인간(영화 ‘허’ HER)을 보면서 그런 시대가 멀지 않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다.

챗GPT 특강의 강사님이 인공지능과 인간의 직관(Intuition) 차이를 ’허드슨강의 기적’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서 보여준 기장과 부기장의 역할을 예로 들었다. 공항에서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새들과 충돌하며 엔진을 잃은 순간 부기장은 매뉴얼 꺼내 읽었고, 기장은 본인의 직관으로 허드슨강 수상 착륙을 시도하여 승객 전원을 안전하게 구함에도 불구하고 공항으로 회양하지 않고 매뉴얼대로 하지 않았다는 누명으로 체포되어 조사를 받게 된다. 물위의 비행기 착륙은 닿는 표면이 많아 폭발의 위험도 감수하며 오로지 기장의 경험에서 나온 직관으로 내린 결정이 인간의 직관이라면 매뉴얼을 읽는 부기장의 역할이 지금의 챗GPT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재미삼아 직접 챗GPT 4.0에게 ‘인공지능이 인간의 직관을 뛰어 넘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해보았다. ‘인공지능은 사전에 학습된 데이터와 알고리즘 기반으로 결정을 내리고 작업을 수행하는 반면 인간의 직관은 경험, 감정, 무의식적 사고 등 복잡한 인지 과정의 결과물이다. 인간의 직관조차 완벽하지 않으며, 판단과 선택이 종종 통계적 및 경제적 모델의 예측에서 크게 벗어날 수 있고 직관적 사고는 논리적 접근보다 빠르지만 오류가 발생 할 수 있으니 직관과 분석적 사고를 혼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최선의 결정 방법이다. 그리하여, 인공지능은 현재로서는 인간의 직관과 같은 복잡한 인지 능력을 완전히 모방하거나 대체하기는 어렵다.’라고 답을 하였다. 인공지능 자체도 ‘현재는’ 인간의 직관 대체불가라고 답을 하고 있지만 지금 AI가 한 답변이 현재의 기술의 부족일 뿐 당장의 일은 아니더라도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대감만큼 이율배반적으로 공존하는 이 현실에서…

학교에서 인공지능 관련 교육과정 개발하며 발전하는 속도에 맞춰 인공지능을 학습하는 것도, 빅데이터의 분석이 주는 예측과 인간의 경험에서 오는 직관을 혼합하여 최상의 결정 방법으로 이용하는 것도, 인공지능관련 규제개발도 모두 모두 모두 인간의 몫이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즉, 인공지능은 인간의 손바닥 위에서만 움직인다면(통제하에서라면) 더할나위 없는 혁신인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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