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우리 마음을 무겁게 한 것들
설 연휴, 우리 마음을 무겁게 한 것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2.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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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가 지났다. 설날에는 모처럼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차례를 지내고 먹고 마셨다. 행복이 멀리 있는 게 아니구나, 잠깐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고물가 고금리에 침체된 설이었다. 가뜩이나 우울한 명절을 더 유감스럽게 한 것은 정치권의 4·10 총선 표퓰리즘 경쟁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민생은 나락에 빠져있다. 뉴제주일보 등 언론4사가 지난 4~5일 이번 총선의 이슈를 물어보는 여론조사를 했더니 민생경제 불안(25%), 제주 제2공항건설(14%), 일자리 문제(12%)가 1~3위로 꼽혔다. 공항건설 문제도 근본이 경제인 만큼 ‘3개 톱이슈’가 모두 경제다.

그런데 여야가 설 연휴를 맞아 내놓은 총선 공약은 대부분 재원 대책이 없는 극도의 표퓰리즘 공약들이다. 모든 신혼부부에게 1억원을 대출해주고 낳는 아기 수에 따라 원리금을 감면해준다든지, 초·중·고 학생 모두에게 연 100만원씩 준다든지 저출산 문제 해결이라는 당위성만 내세웠을 뿐 재원 대책이 없다. 경로당과 노인 복지관에서 매일 점심을 주겠다는 공약으로 출발한 여야의 노인 대책은 급기야 간병비 건강보험 적용에 이르렀다. 연간 10조이상 간병비를 건강보험에서 빼내면 우리는 건강보험료를 얼마나 내야 할까. 이렇게 가다간 무얼 ‘다 주겠다’는 막장 드라마가 펼쳐질 지 겁난다. 이건 분명 ‘사기’(詐欺)다.

도민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이 뿐이 아니다. 지난해 제주지역 상품소비(소매판매)가 전년보다 6.3% 줄었다. 제주 관광 ‘붕괴론’이 업종을 가릴 것없이 엄습해오고 있다. 제주지역 기업전망지수는 무척 어둡다. 기업전망이 코로나19 확산시기였던 2020년 4월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제주국제자유도시의 꿈이 형해화되고, 제주도는 사람들이 떠나는 섬이 됐다. 미증유의 제주 경제사태가 과연 어디까지 갈지 아무도 모른다. 코로나는 백신으로 넘을 수 있었지만, 이 도민의 답답한 마음은 무엇으로 치유해야 하나. 설 연휴를 보내고 일터로 돌아가는 도민들은 각오를 단단히 다시 해야하게 됐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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