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봄소식이 가장 먼저 들리는 제주에서 '봄의 전령' 매화가 예년보다 일찍 피자 완연한 봄을 알리는 벚꽃 물결도 이르게 나타날지 관심이다.

11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대개 2월에 개화하는 '봄의 전령' 매화가 올해 제주(제주지방기상청)에서 평년(2월 16일)보다 32일 이른 1월 15일 개화했다.

매화 만발도 평년(3월 13일)보다 46일 이른 1월 26일 관측됐다. 도내 관광지와 공원 등 곳곳에는 이미 매화가 활짝 피어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리고 있다.

그렇다면 완연한 봄 날씨 속 피기 시작하는 벚꽃 물결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기상청은 관측 표준목 임의의 한 가지에 세 송이 이상 꽃이 활짝 피었을 때 '개화', 나무의 80% 이상 꽃이 피었을 때 '만발'했다고 한다.

제주도의 벚나무 개화일 평년값(1991∼2020년 평균)은 제주 3월 25일, 서귀포 3월 24일로 전국에서 가장 이른 시기다.

제주 지점의 벚나무 계절 관측 기록은 1940년부터 남아있다.

1940∼60년대에는 대체로 4월 초순에 개화했고, 간간이 3월 말에 이르게 개화한 기록이 있다.

반면 1990년대 이후로는 대개 3월 중·하순에 개화했다.

제주 지점에서 역대 가장 일찍 벚꽃이 피기 시작한 해는 1992년으로, 3월 9일 개화한 것으로 기록됐다. 당시 벚꽃 만발은 3월 27일에 찾아왔다.

서귀포 지점도 1990년에 3월 6일, 1992년에 3월 7일 등 3월 초순에 개화했다는 기록들이 있다.

반면 4월 초순에 접어들어서야 느즈막이 벚꽃이 피기 시작한 해도 있었다.

1945·1946·1947·1949·1952년에는 4월 9일에 벚꽃이 개화했다. 개화가 늦어짐에 따라 만발 시기도 4월 중순으로 늦어졌다.

벚꽃은 보통 개화 일주일 뒤쯤 만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래 개화일을 보면 2023년 3월 22일, 2022년 3월 25일, 2021년 3월 17일, 2020년 3월 24일, 2019년 3월 25일, 2018년 3월 22일, 2017년 3월 28일, 2016년 3월 21일 등이다.

만발은 2023년 3월 27일, 2022년 3월 29일, 2021년 3월 22일, 2020년 3월 27일, 2019년 3월 29일, 2018년 3월 27일, 2017년 4월 4일, 2016년 3월 29일 등으로 2017년을 제외하면 모두 3월 하순에 만개했다.

벚꽃 개화는 3월 기온과 강수량 등의 영향을 받는다.

기상청 3개월(2∼4월) 전망에 따르면 3월 제주의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며,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다.

또한 지난 8일 발표된 1개월 전망(2월 19일∼3월 17일)을 보면 3월 초·중순 기온이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다.

벚꽃이 만개할 시기 즈음 도내 왕벚꽃 명소에서는 축제가 열린다.

벚꽃축제 성패는 개화·만개 시기를 정확히 예측해 일정을 잘 정하는 데 달렸다는 말이 나오곤 한다. 축제 기간이 벚꽃 절정기와 들어맞지 않으면 '꽃 없는 꽃축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꽃이 너무 일찍 피어버려 나무 밑에 통얼음을 깔아 만개 시기를 늦추거나, 개화가 늦어지자 조명시설을 동원해 꽃이 빨리 피도록 한 적도 있었다.

올해 전농로 왕벚꽃 축제는 3월 22∼24일에 열릴 예정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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