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온상승 중인 한반도 해역에서 미관리 해양생물독소는 문제가 없는가?
수온상승 중인 한반도 해역에서 미관리 해양생물독소는 문제가 없는가?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2.07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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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진 제주대학교 수산생명의학전공 교수·논설위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은 너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그 환경적인 변화도 참으로 크다.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해안의 수온은 남해안 전체 표층의 평균 상승폭이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약 16년간 1도가 상승하였다고 한다. 특히 제주도의 모슬포와 북부해역, 전라남도의 여수해역 등은 표층수온이 각각 1.3도씩 올랐고, 부산 해역은 0.9도 상승하였다.

해수의 온도가 1도 상승하게 되면 해양생물들의 변화는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한반도 해역에서의 해양생물들은 생태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아열대와 열대성의 어패류, 산호, 해조류 그리고 미세조류 등의 출현이 빨라지고 있고, 또 이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해양생물독소는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해양생물독소는 해양생물이 생산하는 독성 대사물질로서,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국내에서는 총 4종류의 해양생물독소들 (마비성패류독, 기억상실성패류독, 설사성패류독, 복어독이라 불리는 테트라도톡신)이 지속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국내에서 관리하는 종은 아니지만 해외에서 관리하고 있는 5종의 독소물질들 (예소톡신, 아자스필산, 펙테노톡신, 브레베톡신, 시구아테라톡신)도 있다. 그리고 현재 국내외적으로 미관리독소인 테트라민류, 피나톡신, 프테리아톡신 그리고 시클릭이민류 등 다양한 독소들도 존재한다. 또 한 가지는 바로 맹독성으로 잘 알려진 팰리톡신이 있는데, 비펩티드성 독소 중 마이톡신 다음으로 독성이 강하고, 그 독성정도는 복어독인 테트라도톡신보다 약 50배 가량 센 맹독성을 지니고 있는데, 현재 국내외 미관리 해양생물독소로 남아 있다.

사실 해양생물에 존재하는 독소는 그 원인생물들이 있으며, 주로 식물플랑크톤인 와편모조류와 이매패류, 그리고 홍조류 등에서 기인하게 되는데, 이들은 해수의 온도와 영양염 등의 환경요인에 따라서 발생 빈도와 양이 크게 달라지게 된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양생물독소의 선제적 대응을 위한 안전관리망 구축 사업”을 2020년부터 시작하여 2024년까지 5년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 수산물은 물론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수산물에 대한 독소들로부터 국민의 안전를 위하여 선제적으로 관리망을 구축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 총괄책임자는 제주대학교 최광식 교수팀으로 제주를 포함하는 남해안의 수온상승에 따른 해양생물독소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분석하여 향후 해양생물독소에 의한 국민의 안전사고를 대비하기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제주 앞바다에 온대와 아열대성 조류가 줄고 이끼좀대롱말과 납작서실 등 아열대와 열대성 조류가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며, 제주해역은 아열대성 어류와 산호류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실은 아열대 해양생물종에서 더욱 강력하고 위험한 해양생물독소의 출현과 피해가 빈번할 것이고, 특히 가장 맹독성 물질 중의 하나인 팰리톡신에 노출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을 것이다. 팰리톡신 등과 같은 맹독성 해양생물독소들이 아열대 및 열대해역으로 급속하게 변화하는 한반도 해역에서 자연스럽게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은 점차 높아 질 것이라고 본다.

지난 2월 1일 국립수산과학원은 2023년도 우리나라 바다의 연평균 표층 수온이 20도에 육박하였으며, 이는 인공위성을 통하여 표층수온을 관측하기 시작한 1990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이제 제주도를 포함하는 남해안, 그리고 한반도 전해역이 아열대와 열대해역으로 바뀌어 다양한 독소들을 가지고 있는 해양생물종들이 출현하여 우리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기에,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해양생물독소 선제적 안전관리망 구축사업에 참여하는 연구진들의 좋은 연구결과를 도출하여 해양생물독소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확실한 안전관리망이 구축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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