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지사의 “환경만…” 발언과 기업유치
오영훈 지사의 “환경만…” 발언과 기업유치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2.06 1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5일 ‘경제토론회’에 참석해 “환경만 지켜서 제주도의 지속 가능성을 이야기할 수 없다”며 “사람이 계속 살 수 있냐 없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백번 천번 옳은 말이다. 환경을 지키는 일도 중요한 가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우리 사람의 삶이다. 오지사는 이날 또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를 찾아서 서울로, 경기도로, 외국으로 떠나고 있는 데 청년 인구유출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좋은 기업이 제주에 많이 있는 것”이라며 기업 유치를 다짐했다.

지금 제주는 불황과 침체, 탈(脫)제주의 심각한 공황(恐慌)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제주이전 열풍’은 옛말이 됐다. 지난 한해 제주에는 8만1508명이 전입되었고 8만3195명이 타지방으로 전출돼 인구 1687명이 순유출됐다. 연간 인구 순유출은 2009년이후 14년 만이다.

또 아기 울음소리가 그치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문을 닫고있다. 2022년 569개소였던 도내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오는 2028년까지 428개소로 줄어들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사람들이 떠나다보니 준공후 미분양된 악성 미분양 주택은 1년새 50% 늘어났다. 불 꺼진 새 아파트가 1059호에 이르고 농어촌에는 빈집들이 수두룩해졌다. 지역 산업기반이 무너지면서 도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우리는 오지사의 “환경만 지켜서…”하는 말이 이 상황에 대한 깊은 성찰로 이해하고 싶다. 오지사는 기업유치를 도정 핵심정책으로 삼고있다. 기업 유치는 냉정한 이익거래다. 자선사업 유치가 아니다. 제주도로 이전하면 돈을 잘 벌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기업이 온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력, 교통, 생활 인프라, 기업지원 시스템, 지역사회협력 인프라 등 각종 기업환경이 종합적으로 매력적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따라서 외자를 유치한 국제병원과 휴양시설이 완공을 해도 문을 못열고, 오라단지, 예래단지를 비롯해 곳곳에서 망하고 해골화(骸骨化)한 처참한 현장들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도정에 대한 국내외 투자 기업들의 신뢰를 얻는 일이 급선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