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의 삶의 가치와 의미
2%의 삶의 가치와 의미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2.0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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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택 제주문화원장·칼럼니스트

며칠 전 충남 서천특화시장에서 큰불이 나 점포 227개가 전소됐다. 대통령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색 구조에 만전을 기하되, 소방대원 안전에도 철저를 기하라”고 지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소방사 두 분의 생명을 잃고 말았다. 전쟁터와 같은 연기와 불길 속에서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구하기 위해 건물 안을 수색하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아까운 생명을 잃고 말았다.

이는 자신의 목숨보다 상대방의 생명을 더 귀하게 여기는 소방사로서의 확고한 책임감과 직업관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런 훌륭한 정신을 가진 분들 때문에 우리 사회가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다른 사람을 구한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다. 각자도생하는 요즘 자신만을 위하고 이기만을 위해 갈등과 대립만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듯하다. 우리는 옷깃을 여미고 그분들의 고귀한 희생에 명복을 빌고 가슴 속 깊이 새기면서 살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호주에서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소방관, 교사, 경찰관이라 한다. 그리고 국가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은 국가유공자라 한다. 이들은 남을 위해 희생하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그들의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국가를 믿고 정부는 국민들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노력한 결과일 것이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할 때 자신의 원하는 것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2%가 부족하다’라는 말을 한다. 이는 조금만 노력했으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에서 비롯된 말일 것이다.

사람들은 완전하고 완벽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사람은 신이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 몇몇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당황하거나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뜻대로 이루어지든, 그렇지 못하든 2%의 가치에 대해 늘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만약 일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았을 때는 조금 노력이 부족했거나 열정이나 의지가 부족하지 않았을까 반성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가장 중요시 여겨야 할 것은 최고라고 하기 전에 늘 2%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겸손하고 늘 더욱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의사들은 음식을 먹을 때 8할만 먹으라고 권한다. 빈 공간을 남겨두어야 위가 활발하게 움직여 소화가 잘되어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하든 2%가 부족하다는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삶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우리는 늘 명예, 권력, 높은 자리를 갈망하지만 이는 잠시 머무를 뿐이다. ‘소탐대실, 과유불급, 과대망상, 권불십년’이라는 말을 우리는 한 번쯤 곱씹으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어느 곳에 있든 어떤 자리에 있든 늘 겸손하고 배려하고 남에게 베푸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우리 사회가 한층 건전하고 밝은 사회가 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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