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단위로 커진 탐라국 입춘굿 폐막
도 단위로 커진 탐라국 입춘굿 폐막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2.04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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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진년 탐라국입춘굿 폐막
2~4일 제주목관아와 관덕정 등 도내 일원
4일 탐라국입춘굿 초감제가 이뤄지고 있다. 김나영 기자.

새해 갑진년 제주에 봄을 몰고 온 탐라국입춘굿은 도 단위 축제 승격과 도내 대표 굿 단체 심방(제주 무속인)들 간 협업, 신구 문화예술계 조화가 도드라졌다.

제주민예총(이사장 김동현)이 주최‧주관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후원한 갑진년 탐라국입춘굿이 제주목 관아, 관덕정 등 도내 일원에서 삼일 대장정 끝에 4일 폐막했다.

올해 축제는 기존 제주시 주최에서 제주도 지방 보조금 지원 행사로 규모가 커지면서 행사 개최지와 출연 단체가 대정과 성읍 등 서귀포시 지역으로도 확장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도내 대표 굿 단체인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와 제주큰굿보존회, 영감놀이보존회 심방들이 올해 처음 한 자리에 모여 축제기간 굿을 분업해 집전하는 등 입춘을 함께 준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해졌다.

또 국악연희단 하나아트와 사단법인 마로, 소리꾼 문석범 등 제주 신화와 굿 등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오랜 기간 창작해온 기존 단체 및 예술인과 최근 들어 국내 작곡가 정원기와 피지컬 크리에이터 지서훤 등을 중심으로 펑크 음악과 경기민요, 제주민요를 접목하는 펑크데이즈 등 다양한 세대와 국적, 활동 지역으로 제주 전통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신규 예술계가 한 자리에 만나 신과 구의 조화를 이뤘다.

이 같은 모습은 특히 첫날 심방들과 신과 구 예술단체, 도내 읍면동 민속보존회가 도내 주요 관문을 돌며 봄 소식을 알린 춘경문굿과 둘째 날 본 행사장인 제주목관아 일원에서 펼쳐진 제주굿 창작 한마당에서 한층 도드라졌다.

축제 기간 청년과 직장인, 외국인 등 다양한 단원 구성으로 눈길을 끌었던 제주 브라질 타악기 밴드 뺄라지다의 샹고 대표는 “10여 년 간 브라질 타악기 연주자로 활동하다 최근 제주로 이주했고, 신이 많은 브라질 리듬과 제주 굿의 연물이 굉장히 비슷하다고 느꼈다. 앞으로 뺄라지다와 이를 음악적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며 “이러한 의미에서 올해 축제에서 단원들이 브라질 타악기 소리를 제주 연물 소리와 국악 리듬에 합주하는 경험을 할 수 있어 특별했다”고 설명했다.

제주 굿과 전통에 가까워지려는 시도도 계속돼야 할 것이다. 심방과 예술인이 도민과 함께 웃고 농담하며 굿에 등장하는 허멩이와 주젱이를 만드는 시연, 지역 예술계 해설이 깃들어진 성안 기행, 한진오 극작가 글에 김영화 화가의 그림을 더한 입춘 소재 그림책을 인형극화한 입춘극장 등의 시도가 호평을 받았다. 

반면 일부 보완점도 발견됐다.

읍면동 민속보존회가 제주시는 26곳이 참여한 반면 서귀포시는 2곳(성읍민속마을보존회, 대정고을풍물패) 정도에 그치며 서귀포시지역 민속보존회 참여를 확대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 단위 축제로 확대됐지만 예산은 기존 제주시 주최 축제던 지난해(1억6000만원)와 동결이어서 서귀포 지역 확장에 첫발은 내딛었으나 본격화에는 한계를 보인 모습이다.

전천후 시스템 가동도 과제다. 지난 3일 우천으로 본 행사장인 제주목 관아 야외 무대가 미끄러워 무대 활용도가 떨어졌고, 무대와 객석 자체가 비를 피해 좁아지는 모습이었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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