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제주박물관 수장고, 개관 이래 첫 외부 공개
국립제주박물관 수장고, 개관 이래 첫 외부 공개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1.29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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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제주박물관 수장고 환경 개선 공사 완료
외부에 개관 이래 최초 공개
국립제주박물관이 29일 수장고를 공개한 가운데 학예사가 장갑을 낀 채 유기물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중성 종이를 열어 자료를 꺼내고 있다. 사진=임창덕 기자.

5만여 유물을 품은 국립제주박물관(관장 박진우) 수장고 내부가 개관 이래 처음 공개됐다.

29일 오전 국립제주박물관.

취재진은 수장고 출입을 위해 덧신을 신고 카메라 플래시가 켜져 있지 않은지 다시금 점검했다.

2022~2023년에 걸친 박물관 수장고 환경 개선 공사 완료에 따른 언론 공개회다.

원칙적으로 수장고는 유물을 각종 훼손으로부터 차단하기 위해 학예사만이 출입할 수 있다.

이에 이날 외부에 수장고 내부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수장고를 새로 짓는 게 아닌 리모델링한 사례로 전국에 소개해나가고자 마련된 자리다.

국립제주박물관 수장고는 총 세개로 기존 면적 대비 격납공간이 약 227% 가량 증가한 상황이다.

취재진은 이중 유기질 문화재를 보관하는 3수장고와, 무기물 문화재를 수장한 1수장고 등 총 두 곳을 살펴봤다.

여기서 유기질은 종이와 그림, 책, 서화, 복식류 등 온습도에 민감한 자료이며, 무기질은 토기, 석기와 같이 튼튼하고 무거운 발굴 매장 문화재다.

2수장고는 대형 무기물이 보관돼 있다.

취재진이 넘은 첫 관문은 세 개 단계로 이뤄진 쇠문을 여는 것이었다.

학예사는 열쇠를 넣고 다이얼을 돌려 비밀번호를 푸는 데 집중했고, 마지막으로 전자 게이트 버튼을 누르자 쇠문이 열렸다.

그러자 또 하나의 미닫이문이 나왔고, 학예사가 그 문을 열자 비로소 세 개의 수장고 문이 나왔다.

이후 수장고별 벌레 유입을 막는 해충 트랩 등 또 다시 세 단계의 입장 절차가 있어 수장고 하나에 들어가려면 총 8차례의 관문을 넘어야 했다.

유기물 작품을 보관하는 3수장고는 공사 후 아직 작품을 옮겨오기 전으로 비어있었다.

격납장은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에도 견딜 수 있고, 이동이 자동화된 모빌렉으로 교체됐다.

업무가 필요한 한 모빌렉 공간에 버튼을 누르면 해당 구간이 학예사가 들어갈 수 있게 마치 ‘모세의 기적’처럼 두 쪽으로 활짝 열렸다.

나머지 공간들은 접혀 안쪽으로 들어가는 구조였다.

이곳에서 온습도에 약한 유기물 자료 보관을 위해 이번에 처음 개발, 활용되는 맞춤형 ‘중성 종이 보관상자’가 선보였다.

학예사는 예를 들고자 마스크를 쓰고, 손에 장갑을 낀 상태에서 책 유물이 든 보관상자를 가져왔다.

뚜껑을 열어보니 흰색 중성 종이에 유물이 싸져 있었다.

학예사는 “유기물의 최적의 보관을 위해 산성, 염기성이 아닌 중성의 종이로 싸고 중성 종이 박스로 막아 2중으로 보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장한 1수장고는 무기물 자료들이 플라스틱 박스에 담긴 채 보관돼 있었다.

모든 자료들은 문화유산 표준관리시스템에 등록돼 바로 검색해볼 수 있게 해놓았다.

매장문화재 등 무기물 자료는 튼튼한 플라스틱 상자에 보관 중이었다.

박진우 관장은 “선진적인 격납시스템 도입 및 소장품 보관 관리를 선두하는 건 지역에 위치한 국립박물관의 의무”라며 “이번 수장고 환경개선 사례가 수장고 리모델링의 선구적 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제주박물관 총 유물 수는 5만3900여 점으로 현재 1000여 점이 전시 중이다.

국립제주박물관이 29일 수장고를 공개한 가운데 특정 수장시설 버튼을 열자 해당 구간에 사람이 들어갈 수 있게 양쪽으로 시설이 열렸다. 평상시 모든 수장 시설은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는 시설 간 간격 없이 닫혀 있다. 사진=임창덕 지가.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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