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코앞인데 자금 경색…‘금융처방’ 약되나
설 코앞인데 자금 경색…‘금융처방’ 약되나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4.01.2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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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상승…임금체불에 보증기관 대위변제율도 증가
제주신용보증재단·8개 금융사 긴급 자금 지원 등 합심

설 명절이 다가오고 있지만 도내 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돈맥경화’는 심화되고 있다.

대출 연체와 임금체불 등 경영난에 봉착한 민생경제를 위해 지역 금융권이 힘을 모으면서 자금난에 숨통이 트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2023년 11월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제주지역 기업 대출 연체율은 0.71%, 가계 대출 연체율은 0.79%로 전달 대비 각각 0.10% 포인트씩 증가했다.

제주 지역경제의 빚 부담은 임금체불은 물론 제주신용보증재단의 보증사고 및 대위변제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제주특별자치도가 집계한 지난해 말 기준 제주지역 임금체불 규모는 222억4100만원에 이른다.

근로자에게 임금을 주지 못한 체불 사업장은 무려 1300곳으로 집계됐다. 건설업이 433곳으로 전체의 36.5%를 차지했고 도소매·음식숙박업은 420곳(32.3%), 금융·부동산 및 서비스업은 132곳(10.2%)으로 뒤를 이었다.

임금 체불은 근로자 개인은 물론 한 가정의 생존권을 위협한다. 특히 카드 돌려막기나 대출 연체와 같은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민생경제에 치명타다.

도내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제주신용보증재단의 대위변제율은 2022년 1.17%에서 지난해 3.76%로 2.59% 포인트 상승했다.

대위변제는 제주신용보증재단이 중소기업 등의 대출에 대해 지급 보증을 한 뒤 해당 기업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해당 채무를 대신 변제해주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팬데믹에 이은 ‘신(新)3고’ 경제 위기 등의 여파로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지역경제의 자금 흐름도 경색됨에 따라 제주신용보증재단과 도내 8개 금융기관은 25일 간담회를 열고 ‘금융지원 네트워크’ 구축 등 민생경제 안정화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민은행, 기업은행, 농협은행, 수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제주은행, 하나은행이 참여했다.

제주신용보증재단과 해당 8개 금융사는 설 명절을 맞아 일시적인 자금 부족과 원자재 구매 대금, 임금체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 자영업자 등을 위해 ‘설 긴급 자금’을 최우선적으로 신속하게 지원할 예정이다.

또 기업 정상화를 위해 연체율을 공동 관리하기 위한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각 금융기관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특별 협약 보증재원 출연에도 나설 방침이다.

김광서 제주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설을 앞두고 자금난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를 위해 선제적인 금융지원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금융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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