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 못내는 ‘좀비기업’이 늘어난다
대출이자 못내는 ‘좀비기업’이 늘어난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1.2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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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과 고금리 기조로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가계 역시 이자 갚기에 허덕이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제주지역 예금은행 의 전체 연체율은 0.72%로 지난해 10월(0.62%)과 비교할 때 0.10% 포인트 올랐다. 이중 제주지역 기업 대출 연체율은 0.71%로 한달전보다 0.10% 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0.79%로, 한달전보다 0.10% 포인트 높아졌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문제지만 기업대출 연체율이 크게 높아지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다. 대출이자만큼 수익을 못 내는 이른바 ‘좀비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들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은 기업이 한해동안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제주지역 예금은행 연체율은 2022년 5월말만해도 0.28%수준이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23%였고, 가계대출 연체율은 0.36% 정도였다. 그런데 연체율(지난해 11월기준)이 1년6개월만에 2.57배나 상승한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코로나19 시기 받았던 신규 대출의 연체율이 지난해 말부터 본격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대출상환을 유예하고 만기 연장 등 적극적인 금융 지원책을 펼쳤다. 하지만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처는 지난해 모두 끝났다. 또 연체율이 통상 신규 대출 후 1~2년의 시차를 두고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 점도 부담스럽다.

과거 사례대로면 코로나19 확산 시기 빌렸던 돈의 연체율은 이제부터 크게 급증할 수 있다. 여기에 침체된 지역경기도 대출상환 여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대출 연체율은 더 상승할 것이 확실하다. 특히 중소기업은 불황에 취약하다. 이 위기를 넘어가려면 한국은행을 비롯한 유관기관 협업은 필수다. 지역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전체 소비와 내수 경기 회복의 제약 요인이기도 하다. 자금난 완화로 선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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