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원희룡
이재명 원희룡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1.2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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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맞대결을 펼친다면 볼 만 하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제주 출신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 

둘은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총선에서 한판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무대는 인천 계양을 선거구. 이 대표는 2022년 3월 대선에서 패한 후 그해 6월 1일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처음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당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면서 지역구를 이 대표에게 넘겨 주었다.

원 전 장관은 지난 16일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가야 되는데 돌덩이 하나가 자기만 살려고 이 길을 가로막고 있다. 이 돌덩이를 제 손으로 치우겠다”고 했다. ‘돌덩이’는 이 대표를 겨냥한 말이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방탄용으로 가로막고 있는 그 돌덩이를 법원의 손으로, 법의 손으로 정의하는 길은 시간도 많이 걸렸고 앞으로도 국가적인 피해가 너무 많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선거에서 수준 높은 국민의 손으로 정리하는 것이 민생과 협치와 미래를 열기 위한 책임 있는 정치”라고 역설했다.

바로 옆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흐뭇한 모습으로 원 전 장관을 바라 보고 있었다.

이날 한 위원장은 “지금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우리가 알던 과거의 그 민주당이 아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가 출마하는 곳에서 승리하는 건 상징적인 의미가 있고 1석 이상의 의미가 있다. 국민의힘에는 이 대표가 출마하는 지역이라면 그곳이 어디든 가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고 싶어 하는 후보들이 많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중 한 분이 여기 계신다”며 “여러분, 설명이 필요 없는 우리의 원희룡이다”라고 원 전 장관을 추켜세웠다. 

원 전 장관은 여러 차례 ‘험지 출마’ 의지를 밝히며 이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 가능성을 내비쳐왔다. 원 전 장관은 3선 국회의원에 재선 제주도지사를 지냈으며 지난 대선 때는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 나갔다. 성적은 ‘4강’. ‘스펙’으로 치면 원 전 장관만한 정치인은 드물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차담회에서 “지역구 의원이 지역구를 그대로 나가지 어디에 가느냐. 통상적 기준과 절차에 따라 생각해달라”며 출마를 시사했다. 인천 계양을은 민주당 강세 지역구다. 민주당 계열 정당이 2004년 분구 이후 7차례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6차례나 승리했다. 

이 대표와 원 전 장관이 맞붙게 되면 인천 계양을은 ‘빅 매치’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원 전 장관은 지난 대선 기간 소셜미디어 플랫폼 등에서 ‘대장동 일타강사’로 등장해 이 대표를 곤혹스럽게 했다. 

이 대표가 총선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대권 주자인 이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를 내려놓고 백의종군할 가능성 있다는 것이다.

만약에 이 대표가 비례대표로 나간다면 대놓고 도전장을 던진 원 전 장관을 피한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어 고민하는 것 같기는 한데, 인천 계양을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아직까지는 말이다.

둘의 맞대결이 성사되고, 원 전 장관 이기면 차가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된다. 원 전 장관에겐 져도 남는 장사다. 상대는 거대 야당 대표인데다 ‘사법 리스크’가 있지만 여전히 유력한 대권 주자다. 원 전 장관이 깨끗한 승부를 펼쳐 근소한 차로 패하면, 그야말로 ‘장렬하게 전사’하면 당을 위해 헌신한 셈이 된다.

이 대표가 원 전 장관의 도전장을 깔끔하게 받으면서 둘이 한판승부를 벌일지는 두고 볼 일이다. 성사 여부는 이 대표의 ‘셈법’에 달려 있다. 둘이 맞대결을 펼칠 것 같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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