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아름다움(新美)
새로운 아름다움(新美)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1.2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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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칠 작곡가·음악평론가·논설위원

대학·대학원 시절에 ‘아름다움’이라는 단어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다. ‘새로운 아름다움’(新美)이라는 말을 심도있게 분석한 시절이 있었는데 당시 나는 서양의 음악사에 대해 깊게 몰두하고 있었다. 서양음악사의 흐름과 각 시대에 맞는 특징들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었다. 각 시대마다 특징 지워지는 것들과 그 특징마다에는 전부 새로운 아름다음에 대한 연구했다.

학부시절 서양 음악사를 강의하신 분은 독일에서 유학하시고, 한국에서 최초로 음악미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으신 분이라 그 교수님이 강의마다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 교수님은 음악사를 강의 하시면서도 각 시대 마다 갖는 특징 지워지는 특성을 미학적으로 밝히시는 분으로 다른 학생들은 몰라도 나는 매 시간 감동으로 강의를 듣곤 했다. 서양음악사 강의 때 마다 학생들의 질의와 교수님의 답변들이 불꽃을 피웠다. 교수님의 해박한 서양음악사에 대한 깊은 지식과 학생들의 서양 음악사에 대한 긍금증은 대학 캠퍼스의 근원적인 지적 욕구를 발산하고 채우는 장소였다. 나는 그러한 대학의 분위기가 퍽이나 마음에 들었다.

비단 음악사만이 아니었다. 가창(歌唱) 수업도 너무나 진지하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여 교수께서 강의를 맡으셨는데 그 분은 소프라노인 성악가이셨다. 가창 수업을 통해 이태리, 독일, 프랑스 가곡들을 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각 나라 마다 갖는 음악적 특성과 각 언어에서 나오는 독특한 가곡들을 배우면서 내가 진정 음악의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공부하고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음악 감상 시간, 교수님은 작곡을 전공하셨다. 바이얼린 협주곡을 감상을 하는데, 한곡을 여러 연주자가 연주한 것을 들려 주었다. 그리고는 들으신 곡들 중 여러분이 가장 좋았다고 생각한 곡을 지명하라고 했다. 학생들이 80%가 어떤 곡을 지칭했다. 교수님은 여러분이 지명한 곡의 연주자가 대한민국의 연주자라는 것이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그렇게 음악감상 수업은 작곡자와 연주자의 특징과 미학적인 것들을 연구하면서 진행 됐다.

음대생들의 통합 수업 중 합창, 합주가 있다. 관현악 전공은 모두가 합주를 들어야 했고, 성악 전공자들은 모두가 합창 수업을 듣게 됐다. 작곡을 전공한 나의 경우는 합창을 선택했는데 수업이 너무나 황홀했다. 성악 전공자들은 초견(初見)으로 노래를 부르는 실력자들이다. 나도 역시 작곡을 전공하고는 있지만 독보력(讀譜力)은 다른 사람에게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나였다. 오늘날도 합창단을 지휘하고는 있지만 간혹 대학시절의 합창 수업을 생각할 때가 있다. 합창에 대한 지식과 교양은 솔직하게 대학에서 얻은 것이다. 합창의 다양함에 자신이 놀랐고 음악사적으로도 광범위한 중요한 분야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합창 수업은 역사적인 시대별로 분석하면서 연주를 하는 진정 날마다 벅찬 시간들이었다.

이렇게 음악에 관한 다양한 분야를 배우면서 터득한 각 분야들이 각각 독특한 아름다움을 내포한 분야임을 이해하고 배우는 과정들이 현실사회에서도 이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반드시 터득해야 하는 분야라고 생각을 한다. ‘새로운 아름다움’의 세상을 만나는 것들에 관한 질문과 관심을 자연스럽게 갖게 됐다. 대학시절 접촉한 ‘새로운 아름다움’의 세계가 70이 넘은 이 나이에도 그 세계를 계속 탐색하는 나의 습성을 지속하도록 하고 있다. 인생은 ‘새로운 아름다움(新美)’을 찾으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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