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30cm 이상 폭설, 육.해상 바람도 거세
항공기.여객선 운항 마비, 도로 통제도 잇따라
23일 제주에 강한 바람을 동반한 많은 눈이 내리면서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한 동시에 차량, 항공기, 여객선 등 교통도 마비됐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30분까지 강풍, 폭설로 인한 피해 신고 총 20건이 접수됐다.
전날 오전 10시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나무가 쓰러진 데 이어 도내 곳곳에서 신호등이 흔들리고 건물 외벽이 떨어지는 등의 피해가 잇따라 발생해 소방이 안전 조치에 나섰다.
특히 밤부터 길이 얼어 보행자나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거나 고립되는 사고가 15건이나 발생했다.
기상 악화로 인해 도로 곳곳이 통제됐으며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현재 1100도로, 5.16도로, 비자림로에서의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됐으며 이밖에 상당수 도로에서도 월동장구를 착용하지 않으면 차량 운행이 제한되고 있다.
제주국제공항에 급변풍특보와 강풍특보가 발효되며 이날 오후 4시 기준 국내선 405편(도착203ㆍ출발202)과 국제선 18편(도착9ㆍ출발9)이 결항했다. 또 국내선 10편(도착5ㆍ출발5)과 국제선 5편(도착4ㆍ출발1)이 지연 운항했다. 이 시간 이후 국내선 잔여 항공편은 없는 상황이라고 제주공항 관계자는 설명했다.
여객선도 제주를 오가는 8항로의 10척 중 6항로 6척이 결항 또는 휴항했다. 마라도와 가파도를 오가는 여객선은 전부 운항이 통제됐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산지와 중산간에 대설경보가, 이외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이날 오후 4시까지 쌓인 눈의 양은 사제비 34.4cm, 어리목 33cm, 삼각봉 23.2cm, 제주 1.7cm, 중문 3.8cm, 고산 0.4cm, 성산 2.5cm 등이다.
제주 전 지역에 거센 바람이 불어 강풍특보가, 해상에는 풍랑특보가 발효된 상태며 기온도 평년(최저기온 2~4도, 최고기온 8~10도)보다 낮은 0도 내외를 웃도는 등 매우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24일 새벽까지 시간당 1~3cm의 강한 눈이 내리겠다. 산지는 40cm 이상, 중산간에는 20cm 이상의 매우 많은 눈이 내려 쌓이는 곳이 있겠다”며 “피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창준 기자 luckycjl@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