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신구간’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하자
올 ‘신구간’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하자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1.2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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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전래의 이사철인 ‘신구간(新舊間)’을 앞두고 대형 폐기물과 이사 쓰레기 처리 등으로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에만 있는 특유의 풍습인 신구간은 24절기의 하나인 대한(大寒)후 5일째부터 입춘(立春)전 3일까지. 올해의 경우 오는 25일부터 2월 1일까지 8일간이다.

신구간은 지상의 인간사를 관장하는 신들이 한해의 임무를 마치고 새 임무를 부여받기 위해 옥황상제에게 올라가는 기간으로, 이 동안에 이사하면 탈이 없다는 속설때문에 제주지방에서는 오래전부터 이사철로 정착했다.

최근 신구간 풍속이 상당히 퇴색했다고하지만, 도내 전체 일반가구(27만6000)의 5% 수준인 1만4000여 가구가 이 때 이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폐해 또한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신구간만 들면 주택가에 대형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인다. 일반 생활쓰레기뿐 아니라 의류·그릇에서 가구·가전제품 등 대형 폐기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가 무단 투기돼 마치 쓰레기 전시장을 방불케한다. 매년 되풀이되는 신구간 풍속도다. 폐기물관리법상 가구류와 가전제품 등 대형 폐기물은 배출 신고 후 신고필증을 부착해 배출해야 한다. 그런데도 일부 시민들은 이사를 하면서 폐기물을 몰래 버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대형 쓰레기 배출량이 폭증해 수거 차량을 늘리는 등 쓰레기 수거에 대혼란을 겪고 있다.

제주시는 하루 평균 1153건인 대형폐기물 배출량이 신구간에는 하루 약 1300건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해의 경우 신구간 대형폐기물 배출 건수는 1096건으로, 평일 881건보다 24.4% 증가했다. 제주시가 올해 신구간에 대형 폐기물 수거 인력을 15명 증원하고 차량도 9대에서 14대로 증차하는 이유이다.

근년에 들어 소비패턴의 변화로 대형 폐기물이 많아지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너도나도 무단으로 투기한다면 이를 어떻게 처리할 수 있겠는가. 주위를 살피고 남도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올해 신구간에는 더불어 사는 지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되기를 기대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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