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구상나무 살릴 실효적 방안 찾아내야
한라산 구상나무 살릴 실효적 방안 찾아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1.2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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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한라산을 대표하는 나무다. 한때 한라산을 찾는 탐방객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면서 한라산 탐방 증표로 탐방객들의 카메라에 담겼다. 그런 구상나무가 오래전부터 위기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구상나무 상당수가 말라 죽었다.

제주도 등의 통계를 보면 한라산 구상나무 분포면적은 2006년 796.8㏊에서 2021년 606.6㏊로 15년 동안 190.2㏊ 감소했다. 구상나무 개체 수도 2017년 30만7000여 그루에서 2021년 29만4000여 그루로 4년 만에 1만3000여 그루가 줄었다. 구상나무의 수난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세계유산본부가 한라산 구상나무에서 확인된 병에 대해 확산 대비 방제법 개발 등 대응을 위한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처음으로 한라산 구상나무 자생지 내 병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모두 11종의 병해충이 영실 지역에서 확인됐다. 스클레로데리스 가지마름병, 넥트리아 줄기마름병 등 가지·줄기마름병이 주종이며, 잎이 노란색으로 변하면서 떨어져 수년이 지나면 고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잎녹병도 최근 확인됐다.

지금까지 한라산 구상나무의 고사 원인은 주로 기후변화에 따른 고온과 가뭄, 태풍 등으로 분석하는 게 일반적이다. 여기다 병해에 의한 고사 현상까지 드러나면서 한라산 구상나무 세력의 쇠퇴를 앞당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구상나무는 2011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한 나무다. 세계적 멸종위기종이 아니더라도 한라산 구상나무를 살려야 할 당위성은 넘쳐난다.

이번 기회에 짚고 가야 할 점은 한라산국립공원을 관리하는 제주도의 그간 행보다. 한라산 구상나무의 고사가 어제오늘 이뤄진 것이 아닌데 제주도는 그동안 뭘 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라는 어쩔 수 없는 자연현상으로 치부하고 구상나무 복원의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는데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말이다. 제주도는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한 자세로 이번 연구를 통해 구상나무를 살릴 실효적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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