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남 시인
“이 지구상을 두리번거리며 마주치는 나무와 돌과 풀꽃에 엎드리면 사람의 따스한 온기가 피어난다.”
자연과 신화에 깃든 삶의 향기를 채색하는 제주 김순남 시인.
그가 낮은 눈의 시선으로 포착한 들꽃과 땅 이야기를 신간 시집 ‘내 생에 아름다운 인연’으로 담아냈다.
생애 다섯 번째 상재하는 시집이며, 12년 만에 펴낸 시집이기도 하다.
김 시인의 애칭 ‘들꽃 시인’은 그가 들꽃을 찾아 카메라를 메고 한라산을 오르내리는 사진작가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는 도드라져 보이지 않으나, 자신의 정체성을 정확히 표현할 줄 아는 단단함이 들꽃의 생명력을 닮았다.
시들 사이 여백은 컬러 들꽃사진들이 채우고 있다. 그의 시편은 들꽃을 통해 낮은 눈의 시선으로 4ㆍ3을 끌어안고, 강정을 기억하고, 수많은 패배 속에서도 끝내 일어날 수밖에 없는 민중의 힘을, 끼리끼리 내어주고 기대는 세상의 이치를 포착하고 있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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