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후’ 기약해야 하는 제주 상급종합병원
‘3년 후’ 기약해야 하는 제주 상급종합병원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1.0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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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병원의 상급종합병원 도전이 불발에 그쳤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9일 제5기(2024~2026년) 상급종합병원으로 총 47개 의료기관을 지정했다고 밝혔다. 권역별로 보면 서울 14곳, 경기서북부 4곳, 경기남부 5곳, 강원 2곳, 충북 1곳, 충남 3곳, 전북 2곳, 전남 3곳, 경북 5곳, 경남 동부 6곳, 경남서부 2곳이다. 제주대병원과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중앙보훈병원은 서울권역에서 기존 14개 상급종합병원에 더해 신규로 신청서를 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번 제주대병원의 결과는 예견된 수순이라 할 수 있다. 제주가 적은 인구수 등의 이유로 서울권역에 묶여있어 높은 의료 수준을 보이는 서울 대형병원들과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제주도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제주를 서울권역에서 분리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결실을 맺지 못했다.

제주는 지난해만 해도 13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은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다. 섬이라는 특성상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도민도 관광객도 제주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그렇잖아도 많은 도민들이 도외로 나가 진료를 받는 불편을 겪고 있다. 제주도민이 이른바 서울의 빅5 병원에서 쓴 진료비는 2013년 236억원에서 2022년 772억원으로 227.2% 폭증했다. 이 같은 고통을 앞으로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보건복지부가 진료권역 재설정을 예고해 다음에는 상급종합병원에 지정될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것이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상급종합병원 선정 결과 브리핑에서 제주를 별도의 권역으로 분류하는 것에 대해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시간만 지나면 저절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상급종합병원은 최상위 의료기관 타이틀이다. 전국 대형병원마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복지부의 별도 권역 분류 검토 발언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지만,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꼼꼼하고 치밀한 준비가 이뤄져야 한다. 3년 후에도 지금과 같은 결과가 되풀이돼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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