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탈락과 제주시의 향후 과제
‘문화도시’ 탈락과 제주시의 향후 과제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1.0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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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가 ‘대한민국 문화도시’ 예비후보 공모에 나섰다가 떨어졌다. 앞서 제주시는 2020년과 2021년에도 ‘법정 문화도시’ 예비 후보에 도전했다가 탈락했다. 이번 ‘대한민국 문화도시’는 성격이 조금 다르지만, 여하튼 문화도시 ‘3수(修)‘ 끝에 또다시 낙방을 한 것이어서 참 아쉽다.

정부는 이번 대한민국 문화도시 대상지를 선정하면서 전국을 7개 권역으로 나누어 신청을 받았는 데, 제주가 그중 1개 권역으로 분류됐다. 제주 권역의 두 도시중 서귀포시는 이미 문화도시로 지정돼 있다. 따라서 제주시는 사실상 권역의 유일 후보였다. 권역별로 한 곳을 선정한다는 문화도시심의위원회 쪽 소식도 흘러나온 마당이라 다들 ‘따 놓은 당상’이라고 했다. ‘대한민국 문화도시’ 예비후보가 되면 1년간 컨설팅과 예비 사업을 거쳐 최종 지정된다. 그런 다음 2025~2027년 3년간 총 2600억원이 투입돼 문화로 지역의 삶을 바꾸는 사업이 추진된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서귀포시가 문화도시로 지정이 되어있어서 제주시까지 포함되면 제주도 전체가 문화도시로 지정되는 셈이되고, 또 다른 지역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버스 떠나간 뒤 손 흔들면 무엇하랴. 이에 대처하지 못한 건 안타까운 일이다. 기왕에 낙방을 했으니 제주시는 정부에 제출했던 문화도시 조성계획안에 담았던 사업중에 자체적으로 가능한 사업들은 추진해보았으면 좋겠다.

문화도시는 높은 수준의 문화적 삶의 질을 보장하는 도시다. 창조적 인재들을 유인하고 세계인이 찾고 싶어 하는 이런 문화도시를 만드는 것은, 결코 간단치 않고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도 없다. 도시의 문화적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새롭게 구축해나가야 하는 때문이다.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인다고 될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시민 일상생활의 다양하고 구체적인 문화적 감수성과 요구를 세심하게 고려하면서, 가치와 정신까지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주시는 대한민국 문화도시 탈락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정말로 문화경쟁력을 갖는 도시조성 계획을 세워서 추진해주기 바란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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