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리망의’ 2023년 계묘년을 보내며
‘견리망의’ 2023년 계묘년을 보내며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12.2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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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癸卯年)이 저물고 있다. 

3년 동안의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서 연초에는 희망에 부풀었는데 고물가·고금리로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지역 경제는 바닥 모르는 낙하를 거듭했다. 기업도 서민가계도 그 어느 해보다도 힘들고 팍팍한 2023년을 보냈다.

전국 대학교수들은 ‘2023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 적반하장(賊反荷杖), 남우충수(濫竽充數)를 1~3위로 꼽았다. 세태를 정확히 꼬집은 4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지난 한 해를 뒤돌아 보니 지역 사회에도 그대로 관통하고 있어 또 한 번 놀란다.

그 중 1위인 견리망의는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이다. 논어에 나오는 ‘견리사의(見利思義)’의 반대말이다. 적반하장은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이고, 남우충수는 피리를 불 줄도 모르면서 피리 부는 악사들 틈에 끼어 있다는 뜻이다.

국가와 지역 사회의 이익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고 잘못한 사람이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을 나무라고 실력 없는 사람들이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다는 의미다.

힘들고 어렵지 않았던 해가 어디 있었으랴만 올해는 정말 간단하지 않았다. 뉴제주일보가 선정한 ‘2023년 제주지역 10대 뉴스’를 다시 보면 아슬아슬하다 못 해 가슴이 먹먹해진다.

우선 ‘십수년 간 계속되온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이 과연 언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걱정이고 ‘제2공항 기본계획은 또 어떻게 될까’. ‘신(新)3고’ 경제 위기 심화에 징역 1년 6월을 구형받은 오영훈 지사는 어떻게 될까.

제주도 내년 살림살이는 ‘비상’인데 4·3은 바람 잘 날 없고 들불축제 폐지 논란은 컸다. 3·8 전국동시조합장 선거 이후 화마에 맞서다 순직한 임성철 소방관이 우리 도민들의 가슴을 울렸다면 ‘최연소 도의원’이 음주운전과 성 비위로 사퇴한 사건은 참 씁쓸했다.

이 뉴스들이 지난 1년, 우리의 자화상(自畵像)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2024년 ‘푸른 용의 해’ 갑진년(甲辰年)의 희망찬 출발을 위해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시간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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