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함께 키우는 문화 정착…수눌음 정신 살려 '돌봄사회' 전환
아이 함께 키우는 문화 정착…수눌음 정신 살려 '돌봄사회' 전환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3.12.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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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제주] 12. 에필로그

아이는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고리이자 세대 전승의 주체다. 제주가 직면한 ‘인구 절벽’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결국 ‘결혼’과 ‘출산’ 뿐이다. 

2021년부터 제주의 인구 위기를 조명하고,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정책과 제도를 소개해 온 본지는 올해에도 ‘아이♥제주 저출생 극복 연중 캠페인’을 통해 가족친화정책이 실현되는 현장에서 요구하는 대책을 지역사회에 소개한다.

이와 함께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에 참석하는 기관·단체와 제주의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제를 짚고, 제주특별자치도가 저출산 극복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과 제도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지난 14일 제주은행 본점에서 만난 임직원들이 가족친화인증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 도내 기업·기관 일·생활 병행 문화 정착

본지가 올해 아이♥제주 캠페인을 통해 점검한 결과 가족친화인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각 기업과 기관에서는 일·양육 병행 문화가 점차 정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월아빠들’ 브랜드를 운영하는 제주웰빙영농조합법인은 직원 90여 명 중 30여 명이 유연 근무제를 활용하면서 직원들이 만족하고 있다. 아울러 오전 9시 출근, 오후6시 퇴근이었던 출·퇴근 시간을 각각 30분 앞당기면서 통근 시간 단축에도 나섰다. 

제주은행은 축구 경기 단체 관람, 영화 단체 관람 등 다양한 가족 친화 프로그램을 노사가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제주은행은 아울러 기존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금융 인센티브에 더해 대출금리·예금금리 우대, 외환거래 환율 우대, 전자금융 이용 수수료 면제, 재무 컨설팅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가족친화기업 확산에도 앞장서는 중이다. ‘일류(一流) 커뮤니티 뱅크’로서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도내 공공의료원인 제주의료원 또한 간호사의 3일 이상 야간근무 제한, 야간근무 25일 누적 시 ‘수면 휴가’ 제공 등 다양한 특별휴가 제도를 운용하면서 간호사 등 근무자의 휴식권을 보장하고 있었다.

이상훈 원장은 “3일 이상 야간근무 제한, 25일 누적 시 수면휴가 등은 다른 의료기관에는 없는 저희만의 특별한 휴식권 보장 제도”라며 “인력 상황에 여유가 있지는 않지만, 직원들의 휴식권을 최대한 보장하려고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제주경찰청 역시 매주 수요일 진행되던 ‘가족 사랑의 날’을 매주 수·금요일로 확대하고, 여성 경찰공무원이 임신 전 기간 휴식이나 병원 진료 등을 위해 1일 2시간 ‘모성보호시간’을 부여하는 등 일과 생활 균형을 위한 ‘가정 친화적’ 복무제도를 운용하고 있었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 도내 29개 기관·단체가 참여하는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 또한 기업·기관의 일·생활 병행 문화 정착에 노력하고 있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제주지회는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 간사 단체를 맡으면서 저출산 극복을 위한 지역사회 역량 결집에 앞장섰다. 특히 남성 육아 참여 모델 ‘100인의 아빠단’ 사업이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노총 제주도지역본부는 노동계의 입장에서 는 유급 출산휴가, 돌봄 서비스, 요양 문제 해결, 사회 서비스 확대 등 ‘아이 낳기 좋은 세상’을 위한 법·제도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2021년부터 제주시건강가정지원센터와 제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합해 운영되는 제주시가족센터는 아이돌봄사업뿐만 아니라 저출산 극복을 위한 다양한 사업과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사회 돌봄 공백 해소에 노력하는 중이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가정 역할 분담 필요성을 강조하고, 사업주와의 간담회로 여성 노동자들의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하는 중이다. 
제주지역의 성평등, 여성, 가족복지 분야 정책 연구 전문기관인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여성가족정책 발굴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수눌움 정신 살려 ‘돌봄사회’ 전환

본지가 올해 아이♥제주 캠페인을 통해 점검한 결과 제주특별자치도는 ‘돌봄사회’ 제주를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었다. 특히 제주도는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제주’를 조성하는 데 열을 올리면서 ‘돌봄사회’로의 전환을 꿈꾸고 있다.

제주도는 육아 부담 경감을 위해 특유의 ‘수눌음 정신’으로 ‘육아 나눔’에 나서며 다양한 돌봄 부담 경감 정책을 벌이고 있었다. 

제주도는 이외에도 도내 양육자 육아 부담을 줄이고자 임신, 출산, 영유아 건강, 보육, 다자녀가정 혜택 등 다양한 보육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방 난임 치료 지원, 출산농어가 도우미 지원사업, 출산 및 육아용품 대여 서비스, 신생아 난청 진단 의료비 지원, 아이돌봄서비스 지원, 다자녀가정 도내 공공시설 요금 할인·감면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수요자 중심의 복지서비스 패러다임 전환, 일자리와 주거 등 청년층 경제적 문제 해결은 여전히 과제로 남고 있다.

문순덕 제주여성가족연구원장은 “현재 우리사회에서 저출산 원인을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지만 젊은 층에서 체감하는 고용불안, 주거비 부담도 결혼과 출산 지연으로 이어지거나 포기하는 현상으로 귀결된다고 본다”며 “여러 조건을 감내하고 결혼해도 출산·육아 부담, 일·생활의 불균형 등 불안한 요인 때문에 자신들이 꿈꾸는 삶읠 유지하는 데 장애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짚었다.

문 원장은 이어 “저츨산 극복을 위해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정책방향이 설정돼야 한다”며 “세대별로 체감하는 고용불안, 주거비 부담, 육아 문제와 같은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생산연령인구의 유출을 막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끝>


※ 이 기사는 뉴제주일보와 제주특별자치도의 공동 기획으로 작성됐습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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