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트인 제주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숨통 트인 제주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12.1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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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전기차 보급을 선도한 제주는 전기차의 섬으로 불린다. 지난달 말 현재 3만8894대의 전기차가 제주 곳곳을 누비고 있다. 그러다보니 전기차의 사용 후 배터리(폐배터리) 처리문제도 먼저 맞게 됐다. 특히 제주의 경우 지역에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업체가 없고, 그대로 육지로 이송할 경우 화재·폭발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로 인해 지난 9월까지 제주테크노파크에 보관 중인 폐배터리가 281대에 이른다.

제주에 쌓여만 가는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활용하기 위한 길이 열렸다. 환경부와 제주도, ㈜에스에프에코는 어제(19일) 제주에 보관 중인 재활용 용도의 전기차 폐배터리를 전처리하는 시범사업 추진 협약을 체결했다. 전처리는 전기차 폐배터리를 파쇄‧분쇄해 블랙파우더로 생산하는 공정이다. 블랙파우더에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이 포함돼 있다.

이번 시범사업은 액화질소와 액화천연가스(LNG) 냉열 등을 활용해 -50도 이하의 온도에서 배터리의 전해액을 동결시켜 전기를 차단, 화재나 폭발 위험을 제거한 후 초저온 동결파쇄 공법을 적용해 전기차 폐배터리를 전처리하는 것이다. 환경부는 폐배터리 운송비용 지원, 관련 제도정비 및 인허가 취득을 지원한다. 제주도는 부지 제공(유상 임대), 폐배터리 공급(유상 매각), 인허가 취득을 지원한다. 에스에프에코는 초저온 동결파쇄 전처리 설비를 설치‧운영한다.

전기차는 기후 위기시대의 대안으로, 미래 자동차하면 우선 전기차를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전기차 폐배터리는 제대로 된 처리방법이 마련되지 않으면 골칫거리다. 중금속과 전해액으로 구성된 배터리는 유독물질로 분류돼 다 쓰더라도 매립할 수 없다. 각종 유해 물질이 나오기 때문에 해체 작업이 어렵고, 소각하면 폭발하거나 유해가스를 방출할 수도 있다. 반면 제대로 재활용된다면 환경 보호는 물론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핵심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번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돼 제주에서 발생하는 폐배터리를 안전하게 재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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