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뒹구는 황무지 '별천지'로…송봉규 한림공원 명예회장 별세
모래 뒹구는 황무지 '별천지'로…송봉규 한림공원 명예회장 별세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3.12.14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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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과 돌멩이가 뒹구는 황무지를 '별천지'로 일궈낸 송봉규 한림공원 명예회장이 14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송봉규 명예회장은 일제강점기 제주시 한림읍에서 태어나 해방 이후 4‧3과 6‧25를 겪었다. 성균관대 정치학과에 입학하지만 귀향 후 한림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힘썼다.

교내 과학 실험실 마련을 위한 자금 확보가 불가능해지자 학생들과 폐품 수집 운동을 벌여 3개월 만에 목표금액을 달성해 과학실험실을 만들고, 도내 최초로 교내 방송국을 만들기도 했다. 

송 회장은 이후 1956년 제2대 제주도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돼 2년간 제주시 한립읍 수원리 ‘구름드르’ 자갈밭 정지 사업과 한림항 어업 전진기지 유치 등을 진행했다.

1970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엑스포 70’ 만국박람회를 찾은 그는 온실 속에서 자라는 각종 선인장에 관심을 두게 됐고, 이듬해 협재리의 황무지를 매입해 공원을 조성 사업에 뛰어들었다.

송 회장은 제주에서 자란 적 없던 워싱턴야자, 카나리아, 로베리니 등 종자를 수입해 재배해 공원을 키웠다. 송 회장은 협재굴과 쌍용굴 민간 개방에도 나서면서 한림공원을 '제주 신혼여행 필수 관광지'로 만들었다. 장쩌민 전 중국 국가 주석 등 저명 인사의 방문도 이어졌다.

송 회장은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서 1983년 10월 제주도문화상과 2003년 1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올해 제8회 금융의 날 기념식에서는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고인의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지며 장지는 제주시 한림읍 가족 묘지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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