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시설 부족해 책 버리는 ‘문화도시’
도서관시설 부족해 책 버리는 ‘문화도시’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12.07 1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의 도시‘라는 제주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우리는 걸핏하면 제주 문화를 세계에 자랑하지만 도서관 실태를 보면 그런 자부심은 한순간에 무색해진다. 

현재 도내 14개 공공도서관이 장서시설 포화도가 100%를 초과했고 우당도서관도 포화도가 96.27%, 서귀포중앙도서관은 63.13%에 이른다.

이게 무슨 말인가. 도서관들이 차마 밖으로 말은 안 하지만 책을 진열하거나 따로 보관할 장서시설이 부족해 해마다 수만권의 귀중한 책을 버려야 할 상황이라는 얘기다. 우리의 시대적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정신적 소산물인 책들이 버려지는 이 상황이 씁쓸하다.

지난 6일 제주도 한라도서관에서 열린 ‘제주도 제1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2024~2028년) 수립 연구용역’ 최종보고회에서는 삼화지구 공공도서관 신설과 공동 보존서고 구축, 이원화된 공공도서관 조직통합 등이 제안됐다.

공동 보존서고 구축은 장서시설 포화에 따른 것이고 삼화지구의 공공도서관 신설은 이 지역에 도서관이 없는 데 따른 것이다.

현재 도내 공공도서관 조직이 한라도서관과 양 행정시로 이원화된 것을 통합할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온 사안이다.

여기에 도내 공공도서관들이 법규를 무시하면서 사서를 배치하지 않는 것도 어제오늘의 고질이 아니다.

공공도서관의 실태를 보면 제주도 문화 인프라가 얼마나 형편없고 뒤지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깨닫게 한다.

이번 용역 연구진은 제1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2024~2028년) 수행을 위해 5년 간 622억4300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인식이다. 지금까지 전례를 보면 제주도가 경제 및 지역 성장의 중요성을 내세우는 반면 도서관에 대한 투자는 인색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이디어의 경쟁 시대인 오늘날, 도서관 확충을 통한 사회 지적 수준의 향상은 바로 지역 성장의 바탕이 된다.

도서관과 장서시설이 결코 단순한 공부방이나 서적 창고가 아니라 지역문화의 센터이고 첨단정보의 서비스기관이며, 또 평생교육기관이기도 하다는 점을 깨달아 과감한 예산 투자를 해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