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엄중한 이색 반려동물과의 동거
책임 엄중한 이색 반려동물과의 동거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12.0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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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인구 1500만명 시대라는 말처럼 반려동물과의 동거가 일반화됐다. 국민 네 명 중 1명 이상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셈이다. 반려동물하면 개와 고양이가 대표적이지만, 남들이 쉽게 함께하지 못하는 동물에 관심을 갖는 이들도 많다. 그 결과 해외에서 희귀한 동물이 많이 들어왔다. 그런데 좋은 뜻으로 들여와 키우다 이 역시 유기하는 경우가 그치지 않고 있다.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가 2010년 개소한 이후 지금까지 구조한 외래종은 총 35종 756마리에 달한다. 고슴도치, 라쿤, 페럿, 프레디독, 기니피그 등의 포유류 뿐 아니라 모란앵무, 사랑앵무, 왕관앵무 같은 조류도 있다. 파충류로는 리버쿠터, 붉은귀거북, 육지거북, 늑대거북, 페닌슐라쿠터, 레이저백머스크터틀 등 거북 종류와 수단플레이트리자드, 턱수염도마뱀, 이구아나, 사바나왕도마뱀 등 도마뱀을 비롯해 뱀인 볼파이톤, 악어인 안경카이만 등 도민들에게 낯선 종들이 포함됐다.

특히 늑대거북은 2018년 이후 5마리, 육지거북은 지난해 1마리, 수단플레이트리자드는 2021년 1마리, 턱수염도마뱀은 2021년 2마리, 사바나왕도마뱀과 레이저백머스크터틀은 각각 올해 1마리가 구조됐다. 최근 들어 구조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버려지고 있는 희귀 외래동물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유기된 외래동물은 어떤 방식으로든 제주의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리버쿠터(미니거북)와 붉은귀거북, 늑대거북 등은 환경부에서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했다. 국립생태원 생태계위해성 평가에서 1급 판정을 받을 정도로 위협적인 존재다. 이 뿐만 아니다. 다른 외래동물들 가운데서도 우리가 그 위해성을 판단하지 못한 것들이 있을 수 있다.

행정당국은 제주에 들어와 있는 외래동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에 앞서 반려인들의 엄중한 책임 의식이 요구된다. 따지고 보면 생태계교랸종으로 지정된 것조차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반입된 후 유기 또는 방생되자 악착같이 살려고 노력한 결과가 아닌가.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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