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물 유산, 잇-수다(水多) 전시회를 마치며
제주물 유산, 잇-수다(水多) 전시회를 마치며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11.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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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강수경 제주연구원 제주지하수연구센터

제주연구원 제주지하수연구센터에서는 지난 11월 8일부터 16일까지 9일 간 ‘제주물 유산 2023 잇-수다(水多)’ 전시회를 열었다.

제주지하수연구센터가 그간의 결실을 모아 제주물 유산의 가치를 도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제주의 물 문화와 가치를 담은 그림 원화, 물방울 캐릭터 산물이, 이모티콘, 발간도서와 자료 등 대중과 친근하게 교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보다 많은 도민들이 제주물 유산의 가치에 대해 공감하길 바라며 예술작가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전시회 형식의 홍보를 기획하였다.

전시가 진행되는 짧은 기간 동안 도민을 비롯하여 언론 미디어 등의 깊은 관심과 격려도 이어졌다. 무엇보다 관람객과 마주하여 상호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그 자체로 매우 뜻깊은 자리였다.

이번 전시를 맞아 마을의 고유한 물 유산인 용천수, 봉천수, 우물 가운데 25개소를 세밀화로 옮겨 책으로 엮었다. 이 세밀화는 현재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기록으로 남기려는 의도를 담았으며 관람객에게 제주의 소중한 물 유산을 오래도록 기억하길 바라면서 세밀화 책을 나누었다.

캐릭터 산물이는 물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제작된 도자 인형이다. 물방울과 한라산, 오름 등을 형상화한 것으로 어린이와 함께 한 가족과 젊은 세대들이 쉽게 공감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미래 제주를 대표하는 상징 캐릭터로 거듭나기에 충분한 가능성이 엿보였다.

제주 사람들이 물을 이용했던 모습을 그린 그림책 이야기에도 진지하게 귀 기울이며 제주물 문화에 담긴 제주 사람들의 지혜에 감탄하기도 하였다. 과거 제주의 물 문화를 경험했던 세대들은 과거의 기억과 추억을 떠올리며 호응하고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전시 기간 내내 그동안 숨겨졌던 제주의 보물인 물 유산이 관람객을 맞이할 때마다 빛을 발하고 있음을 느꼈고 전시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물은 제주의 과거와 오늘을 이어주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미래 사회로 나아가는 데에도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다. 물을 기반으로 마을공동체가 형성되었고 의식주, 생업, 의례, 세시풍속 등의 다양한 물 문화가 만들어졌다. 제주 사람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새로운 환경과 변화에 적응하며 물과 관련된 유형과 무형의 문화를 이루었다. 오늘날 제주의 물 유산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제주의 고유한 유산으로 보전하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제주물 유산은 화산섬 제주의 자연환경과 제주 사람들의 삶의 과정에서 만들어져 오늘에 이른 것이다. 이러한 제주만의 고유한 물 유산은 선조들의 삶의 지혜를 전해주며 우리에게 자긍심을 높여주기도 한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이러한 유산을 온전히 보전하면서 미래 세대에게 전달할 의무가 있다고 하겠다.

제주물 유산의 가치를 확대하고 미래 제주의 소중한 자산으로 보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용천수는 약 650여 개소가 전해지고 있지만 봉천수와 우물은 정확한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 하고 있다. 이에 센터는 제주물 유산의 가치를 발굴하고 보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조사·연구할 계획이다. 그 결과물은 다양한 방식으로 재구성하여 도민과 공유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제주지하수연구센터가 예술작가와 협업하여 시작한 소박한 전시는 도민의 큰 관심 속에 희망을 안고 한층 성장할 수 있는 전시로 마무리되었다. ‘제주물 유산 2023 잇-수다’ 전시회에 많은 관심과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지면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이번 전시가 제주의 물과 물 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마중물이 되길 기원하며 제주물 유산을 보전하고 미래 세대에게 잘 전달하는 것 또한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지키고 그 가치를 드높이는 일임을 알아주길 바란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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