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업 공동체 소멸 위기…청년 지원 강화·패러다임 전환 필요
제주 농업 공동체 소멸 위기…청년 지원 강화·패러다임 전환 필요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3.11.28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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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농업, 청년이 미래다] 10. 에필로그

제주의 1차산업이 위태롭다. 2021년 기준 제주 농가인구는 7만5548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33.8% 줄면서 ‘농촌’이 사라지는 처지에 놓였다. 같은 기간 경지 면적 또한 5.5% 감소했다.
젊은 층 인구가 1차산업으로 유입되지 않으면서 농촌이 빠르게 고령화했고, 이에 따라 기후 변화 등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는 속도 또한 둔화하고 있다. 

이처럼 농촌 인구가 줄어드는 동시에 고령 농가 비중은 크게 늘면서 생산성 저하를 넘어 농촌의 지속 가능성마저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10회에 걸쳐 제주 농업 현장의 고령화에 따른 문제점을 보도하고, 이러한 상황에서도 제주 농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청년 농업인을 발굴·소개한다. [편집자 주]

사진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청년농 이종학씨, 오봉훈씨, 양익현씨, 주기화씨, 김주현씨, 강민성씨, 조용우·송승열씨, 지은총씨.

▲ 제주 1차 산업 퇴보 위기…청년농 정책 현실화 필요

제주지역 농가인구는 농업생산 여건 악화와 고령화 등으로 2019년 8만3133명에서 2020년 7만9797명, 2021년 7만5548명으로 계속 줄었다.

청년농업인(20~44세)은 2019년 1만6013명에서 2020년 1만5802명, 2021년 1만1591명으로 감소했다. 그 결과 청년농업인의 비율이 2019년 19.3%에서 2021년 15.3%로 줄어들었다.

지난 역사들을 기반으로 ‘접촉과 교류가 없고 집단의 규모가 작은 공동체는 퇴보한다’는 결론은 매년 제주 농업인들이 줄어드는 현재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사회와 공동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와야 하며 계속 융합하고 확대돼야 한다. 

4차 산업혁명 등 산업 구조의 변화와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은 지금의 상황에서도 제주 경제의 핵심은 1차 산업이다.

미래 제주의 먹거리는 1차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데 달려있지만 결국 문제는 고령화다.

농촌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동시에 고령 농가 비중은 크게 늘면서 생산성 저하를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마저 흔들리고 있다.

제주도는 도내 청년 농업인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제주 청년농들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본지가 직접 만난 도내 청년농 8명은 하나 같이 기존 청년농 정책의 현실화와 함께 진입장벽 완화를 강조했다. 

▲ 값비싼 제주 농지 청년 정착 걸림돌

본지가 만난 청년농들은 제주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것이 다른 지역에 비해 어렵다고 토로했다. 

제주지역 농지 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해 3~5배가량 비싸기 때문이다. 영농정착지원금과 융자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농지를 구매하고, 비닐하우스 등 시설을 올리면 끝이라는 게 청년농들의 설명이다.

본지가 만난 청년농들은 “제주에서 아무런 기반 없이 농사를 짓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청년이 제주 농촌에서 정척하기에 가장 어려운 이유가 농지 확보 문제”라고 강조했다.

고군분투하는 청년농을 지원하기 위한 행정 당국의 교육 프로그램 강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본지가 만난 청년농들은 제주농협의 ‘귀농귀촌·청년농업인 아카데미’에서 만난 동료 농업인들과 소통하며 자신들의 ‘농업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다. 

이들은 “혼자서는 막막했던 일이지만, 서로 교류하면서 농업 관련 정보도 얻고, 판로도 개척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교육이 더욱 확대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지역농협의 각종 사업 추진 과정에서 청년농을 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부모로부터 농장을 물려받은 경우를 제외한 일반 청년농들은 작물 판매 등 실적이 전무하다 보니 이들이 지역농협의 지원 사업이나 출하 지원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청년농들은 “농협의 지원 정책 신청과 출하 과정에서 청년농들의 발목을 잡는 것이 ‘출하 실적’이다. 출하 실적이 저조한 청년농들은 농협에서 소외되는 일이 반복된다”고 꼬집었다. 

▲ 전자상거래·6차산업 등 농업 패러다임 전환

청년 농업인들이 생기면서 제주 농업의 모습도 바뀌고 있다.

수확한 작물을 단순히 농협 등에 계통 출하하거나 도소매 시장에 파는 등의 기존 판로가 온라인을 활용한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소비자와의 직거래, 2차 가공을 통한 상품 개발에 나서면서 6차 산업을 시도하는 농업인이 늘고 있다.

또 전자상거래와 직거래 등에 특화된 소품종 대량생산이 아닌 다품종 소량생산에 주목하는 것도 청년농들의 특징이다.

드론을 이용해 채소 수확에도 나서는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하는 것도 최근 농업 현장의 주요 변화다.

한 청년농은 “도내 행정당국이 온라인 판매를 위한 지원을 하고 있지만, 아직 겉핥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며 “도내 농업인들도 더욱 더 온라인 마케팅이나 브랜드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끝>


※ 이 기사는 뉴제주일보와 제주특별자치도의 공동 기획으로 작성됐습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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