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미래 먹거리는 농업, 초보도 의지 있으면 할 수 있다”
”제주 미래 먹거리는 농업, 초보도 의지 있으면 할 수 있다”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3.11.27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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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농업, 청년이 미래다] 9, 김주현 애월주농장 대표

제주의 1차산업이 위태롭다. 2021년 기준 제주 농가인구는 7만5548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33.8% 줄면서 ‘농촌’이 사라지는 처지에 놓였다. 같은 기간 경지 면적 또한 5.5% 감소했다.

젊은 층 인구가 1차산업으로 유입되지 않으면서 농촌이 빠르게 고령화했고, 이에 따라 기후 변화 등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는 속도 또한 둔화하고 있다. 

이처럼 농촌 인구가 줄어드는 동시에 고령 농가 비중은 크게 늘면서 생산성 저하를 넘어 농촌의 지속 가능성마저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제주농협의 '2023 귀농귀촌·청년농업인 아카데미'에서 두각을 나타낸 청년 농업인을 중심으로 10회에 걸쳐 제주 농업 현장의 고령화에 따른 문제점을 보도하고, 이러한 상황에서도 제주 농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청년 농업인을 발굴·소개한다. [편집자 주]

 

김주현 애월주농장 대표가 제주서부농업기술센터에서 굴삭기 조종법을 배우고 있다.

 

▲ 농업 기반 세우는 세 아이 엄마

제주시 애월읍에서 농사를 짓는 김주현 애월주농장 대표는(39) 세 아이의 엄마다. 제주가 고향인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어렵게 생긴 쌍둥이 아이를 위해 제주에 터를 잡았다. 직장 생활을 하던 그는 셋째 임신과 출산을 계기로 미래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미래 먹거리로 ‘농업’을 택했다.

김씨는 지난 4월 후계농에 선정된 이후 지난 7월 농업경영체를 등록, 현재 2500평의 땅에 과수와 밭작물을 기르고 있다. 땅은 모두 농지은행에서 빌렸다. 

김씨는 “땅 한 평 없고, 농사에 ‘농’자도 모르는 제가 현재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며 “작물들은 생명력이 강해서 제가 부족했던 부분을 모두 이해한다는 듯 이겨내는데, 그 과정을 보면 작물과 함께 제가 성장하는 것 같다”고 웃었다.

▲ 고등어 고구마로 6차 산업 도전 

김씨는 지난 7월 심은 아람콩을 지난 10월 수확해 농협에 팔고, 남은 콩들은 ‘콩나물기르기 체험’ 밀키트로 구성해 유아와 초등학생, 시니어 대상으로 콩나물 기르기 체험에 나섰다.

농작물 재배·수확에 그치지 않고 이를 가공·판매하면서 6차 산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김씨는 콩나물 기르기 체험을 기반으로 사람들에게 치유와 친환경, ESG 경영, 기후변화와 미래 식량 등에 대해 강의하기도 했다.

김씨는 또 고등어 부산물을 활용한 ‘고등어 고구마’ 재배로 6차 산업에 도전하는 중이다. 

김씨는 “일본 시즈오카현 남무 하마마츠지역에서는 장어고구마가 인기다. 이곳은 전통적으로 장어가 유명한데, 먹지 않는 장어의 부산물을 비료로 만들어 고구마를 재배해 호응을 얻고 있다”며 “도내 갈치와 고등어 내장이 그대로 폐기물 업체에 버려지고 있다. 이를 활용한 비료를 만들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 농업 어렵지만 도전 못 할 것 아냐

김씨는 도내 농업 현실이 어렵지만, 도전하지 못할 영역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농업 초보자들에게 다양한 문이 열려 있어서다. 

김씨는 “저도 농사에 대해 잘 몰랐지만, 올해 제주농협의 귀농귀촌·청년농업인 아카데미를 들으면서 농업에 대한 지식과 이론을 습득하고, 좋은 동료들을 만나 농업을 하고 있다”며 “밭에 어떤 작물을 심어야 하는지, 농약은 어떻게 쳐야 하는지 기초적인 것부터 동료들과 서로 도우며, 선배 농업인들께 물어 보며 농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어 “사회와 공동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와야 하며 계속 융합하고 확대돼야 한다. 도내 양질의 청년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청년창업이 농업으로 간다면 직장생활보다 훨씬 좋을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어떤 농사법으로든 다양한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 선배 농업인들도 청년을 가르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또 “현재 제주 농업의 문제점은 시장 출하 단가가 너무 싸고 생산기술이 부족하며, 작은 농지가 각각 떨어져 있어 생산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라며 “제주 농작물의 브랜드 파워를 키워 비싸게 팔고, 가공해 부가가치를 올리고, 주변의 농업인과 협력해 생산 비용을 낮추고 대량 생산해야 농업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마쳤다.

*사진설명=김주현 애월주농장 대표가 제주서부농업기술센터에서 굴삭기 조종법을 배우고 있다.


※ 이 기사는 뉴제주일보와 제주특별자치도의 공동 기획으로 작성됐습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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