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농업 지속가능한 대책이 필요하다
당근 농업 지속가능한 대책이 필요하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11.2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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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농민들이 비상품 당근 5000t을 자율 폐기하기로 결의하는 등 자구책에 나서고 있으나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폭락 사태는 불가피해 보인다. 도민들이 ‘당근 먹기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것 같다.

구좌농협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제주산 당근 재배면적은 1431㏊로 5만4016t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848㏊(2만9241t)에 비해 재배면적이 68.7% 늘어났고, 생산량은 84.7%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9월 태풍 피해로 2022년산 제주 당근 시세가 좋아지자, 너도나도 당근 재배에 나선 탓이다. 그 영향으로 올해산 당근은 지금 본격적인 출하시기가 아닌데도 벌써부터 가격 하락이 시작되고 있다. 20㎏들이 당근의 서울 가락시장 거래 가격은 지난 20일 4만원에서 지난 21일 3만5000원으로 하락했다. 당근 출하가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은 자명하다. 또 올해는 여름 집중호우에 파종이 늦어진데다 재파종 등으로 내년 1월 하순에는 홍수 출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민들이 인건비, 물류비를 제하고 과연 남는 게 있을지 우려된다.

문제는 생산량 증가뿐만 아니라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부진과 중국산 당근의 시장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이다. 국내 당근 소비량은 대략 20만t 수준이다. 생산량은 제주시 구좌읍이 5만t, 경남 3만t, 강원과 충청지역이 1만t 내외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수입 물량이 채우고 있다.

그런데 수입 중국산 당근은 가격 경쟁력이 월등히 높다. 최근 당근 경매가격은 서울시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기준으로 중국산 세척당근은 10㎏에 6000원, 국내산은 20㎏에 3만5000원(세척하지 않은 당근)에 거래되고 있다. 이런 가격차라면 머지않아 국내 당근 시장을 중국산이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주 ‘당근 파동’이 계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제는 산지 폐기나 도민 당근먹기 등 같은 대책을 내세울 게 아니라, 제주당근 농업이 지속가능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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