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제주 문화예술 예산 대폭 삭감···“홀대 넘어 참사”
내년 제주 문화예술 예산 대폭 삭감···“홀대 넘어 참사”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3.11.2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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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문광위 22일 제422회 2차 정례회 3차 회의
내년 예산 1118억...올해보다 217억(16%) 넘게 감소
"국장이 예산 부서 직접 찾아가는 등 노력 안 보여"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가 22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3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 예산안’ 등을 심사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가 22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3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 예산안’ 등을 심사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200억원 넘게 감액된 내년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 분야 예산을 두고 대참사가 벌어졌다는 강도 높은 비판이 제주도의회에서 잇따라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승아, 더불어민주당·제주시 오라동)는 22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3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 예산안’ 등을 심사했다.

내년 제주도 기능별 세출 예산안(일반회계+특별회계)에 따르면 문화예술 분야는 1118억5573만원으로 올해 1336억3356만7000원과 비교해 217억7783만7000원(16.30%) 감소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가 22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3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 예산안’ 등을 심사한 가운데 양경호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가 22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3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 예산안’ 등을 심사한 가운데 양경호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이와 관련 이날 양경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노형동갑)은 “내년 문화예술 예산이 제주도 총예산 5조원대인 2019년의 1211억원보다도 적게 편성돼 문화예술 홀대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며 “이번 예산안을 보면 찬밥 신세가 아니라 정말 대참사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양 의원은 “예산 확보를 위한 문화체육교육국의 노력이 많이 부족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예산을 따오려면 국장이 예산 부서에 가서 드러누울 정도의 적극적인 노력을 보였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오성율 제주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일반적으로 예산 관련 업무는 국장이 예산 부서에 가서 일일이 설명하지 않는 게 관행”이라며 “예산 규모가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지만, 매일 야근하며 예산 확보를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답변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가 22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3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 예산안’ 등을 심사한 가운데 양영식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가 22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3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 예산안’ 등을 심사한 가운데 양영식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오 국장의 답변 이후 질의에 나선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연동을)은 “문화정책과의 예산 요구액 대비 예산 배정률이 64.27%에 불과한 반면 민선 8기 공약 사업의 예산 배정률은 무려 92.6%에 달한다”며 “문화예술 예산 삭감으로 결국 최종 소비자인 도민들이 피해를 본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기지방재정계획을 보면 전체 예산에서 문화·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5.1%, 2026년 4.5%, 2027년 4.2%, 2028년 3.8% 등 매년 감소하고 있다”며 “지난해 도정질문 당시 오영훈 지사가 문화·관광 예산을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고 단계적으로 7%까지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가 22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3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 예산안’ 등을 심사한 가운데 정민구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가 22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3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 예산안’ 등을 심사한 가운데 정민구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또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삼도1동·삼도2동)도 “이번 예산안을 보면 도지사 말 한마디에 예산이 뚝딱 만들어지고 문화예술인 보조금 등 기존에 요구했던 많은 예산이 근거도 없이 줄었다”며 “국장이 분명하게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인정하고 이해를 구하면서 향후 얘기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오 국장은 “경제가 어려울 때는 복지와 취약계층 등에 예산 편성이 많이 되는 게 원칙”이라며 “문화예술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보조금 등 예산이 많이 삭감됐다”고 답했다.

오 국장의 답변에 이승아 위원장은 “15분 도시 100%, 기업 투자 134%, 에너지 산업 70% 등 다른 분야에서 증액된 사업들도 많다. 제주도가 필요한 예산은 수억씩 편성하고, 문화예술인이 요구하는 수백만원은 삭감하는 건 말의 앞뒤가 맞지 않다”며 “정말 필요하고 절실한 예산이면 국장이 관행을 깨고 예산 부서에 열 번이라도 찾아가 반영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가 22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3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 예산안’ 등을 심사한 가운데 이승아 위원장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가 22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3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 예산안’ 등을 심사한 가운데 이승아 위원장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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