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이 줄어드는 카페 경영, 창업에 더욱 신중해야 
수익성이 줄어드는 카페 경영, 창업에 더욱 신중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11.21 18: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성대 월간커피 발행인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율은 19.9%를 기록하면서 1963년 37%를 넘은 이래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졌다.

그렇다면 자영업자 간의 경쟁이 조금은 완화됐으니 이를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을까. 아쉽게도 ‘그렇지 않다’가 답이다.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처절하게 직면했던 지난 3년 간의 코로나19로 인한 충격과 이어진 경기 부진으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늘어나면서 자영업자 비율이 떨어진 것이다.

앞으로의 문제는 이들이 자영업을 그만둔 뒤 다른 일자리를 찾거나 생산적인 일에 또 다른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폐업으로 밀려난 소상공인들이 더는 할 수 있는 일도, 갈 만한 일자리도 마땅치 않다. 한국 경제 전반의 고용 부진과 소비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깊은 이유다. 커피 사업이 다 자영업인 건 아니지만 소점포사업인 커피전문점 시장은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커피류 매출 규모가 2021년에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용으로 보면 볶은커피, 인스턴트커피, 조제커피, 액상커피 중 볶은커피의 성장률이 50.3%로 압도적이다.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2021년 기준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 규모는 약 5조7000억원으로 2018년(약 4조8000억원)보다 18.75%(900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여러 데이터가 국내 커피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증명하고 있으나 최근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2023년 2분기까지의 커피 수입량은 5년 만에 감소세를 보였고 커피전문점 매장 수가 늘면서 매출도 증가했지만 과당경쟁으로 개인이 거두는 수익은 줄었다. 

무엇보다 커피전문점의 영업 생존 기간이 다른 업종에 비해 짧다는 것도 약점이다. 국세청이 올 5월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100개 업종의 데이터를 분석한 통계 자료를 내놓았는데 커피음료점 사업자는 평균 사업존속연수가 3년 1개월로 100대 생활업종 중 두 번째로 짧았다.

aT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말 커피음료점업 점포 수는 9만9000개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전년 말과 비교하면 17.4% 늘었으며 2018년 말(4만9000개)보다는 102.1%(5만개)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커피음료점의 증가폭이 다른 업종에 비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제주지역만 살펴보면 제주는 특히 전국에서 카페 많기로 소문난 곳이다. 국세청 자료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제주의 커피음료점은 2022년 2043개로 집계돼 거주인구 당 카페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힘든 시기에도 2019년 1187개, 2020년 1383개, 2021년 1751개로 꾸준히 증가하면서 4년 전과 비교했을 때 비해 그 수가 두 배 가까이나 늘었다. 반면에 단위 점포 당 월 평균 수입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포 수가 증가하면서 총매출은 늘었지만 전국에서 가장 많은 카페가 경쟁하는 치열한 제주 커피 시장은 만만치가 않은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최근 공개됐다. KB국민카드는 2019년부터 최근 4년 간 신용 및 체크카드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 소비 흐름을 분석했다. 오프라인 음식점의 세부 업종별 소비를 보면 커피전문점 매출은 2019년 대비 2020년 4%, 2021년 13%, 2022년 29% 증가했으며 디저트 전문점 역시 매출이 늘었다. 이를 놓고 볼 때 장사가 잘되고 있으리라 생각할 수 있지만 날이 갈수록 개별 점포의 소득은 줄어들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커피음료점, 즉 카페사업이 과당경쟁을 겪고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그런데도 마땅한 창업 아이템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감성적 속성 때문인지 카페는 아직도 미래의 사장님들에게는 관심이 많이 가는 업종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과 자신의 역량을 잘 따져 보지 않고 이 시장에 무분별하게 뛰어드는 것은 그만둬야 한다. 장사 잘되는 카페를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