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인 투자로 '로컬 브랜딩' 성과…"제주 농가들, 마케팅 투자 강화해야"
적극적인 투자로 '로컬 브랜딩' 성과…"제주 농가들, 마케팅 투자 강화해야"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3.11.20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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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농업, 청년이 미래다] 4. 양익현 귤메달 이사

제주의 1차산업이 위태롭다. 2021년 기준 제주 농가인구는 7만5548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33.8% 줄면서 ‘농촌’이 사라지는 처지에 놓였다. 같은 기간 경지 면적 또한 5.5% 감소했다.

젊은 층 인구가 1차산업으로 유입되지 않으면서 농촌이 빠르게 고령화했고, 이에 따라 기후 변화 등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는 속도 또한 둔화하고 있다. 

이처럼 농촌 인구가 줄어드는 동시에 고령 농가 비중은 크게 늘면서 생산성 저하를 넘어 농촌의 지속 가능성마저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10회에 걸쳐 제주 농업 현장의 고령화에 따른 문제점을 보도하고, 이러한 상황에서도 제주 농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청년 농업인을 발굴·소개한다. [편집자 주]

▲ 농부가 된 영어학원 원장님

지난 15일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에서 만난 청년농 양익현씨(34)는 영어학원 원장이었다. 서울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다 제주에 내려와 영어학원을 다시 운영하던 그는 아버지의 병환으로 농사일에 뛰어들었다.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2만평 규모의 감귤밭을 운영하던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은 그는 동생인 양제현씨와 함께 ‘귤메달’을 설립했다. 형인 양익현씨가 이사를 맡아 감귤 재배를 책임졌고, 동생인 양제현씨는 대표를 맡아 ‘마케팅’에 집중하는 분업 형태였다. 

설립 1년간 간이 컨테이너에서 일하던 형제의 ‘귤메달’은 어느덧 제주 감귤을 대표하는 로컬 브랜드로 성장했다. 마케팅과 브랜딩에 집중한 결과였다. 

양씨는 “감귤은 사실 당도가 12브릭스 이상이면, 명인이 아닌 이상 다 똑같다고 생각했다”며 “처음 1년 동안은 동생과 고생을 많이 했지만, 브랜딩에 투자한 결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 감귤주스 ‘완판’ 행진

‘귤메달’은 감귤주스 사업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설탕과 물, 방부제 등을 전혀 넣지 않은 100% 제주산 착즙 주스로 주스 시장에 뛰어든 귤메달은 백화점 팝업 스토어를 통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귤메달은 지난 6월 2일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어 첫 ‘완판’을 기록했고, 지난 6월 16일 더현대 서울에서 두 번째 팝업스토어를 열어 한 번 더 ‘완판’을 기록했다. 감귤, 카라향, 황금향 등 제주산 과일 그대로를 맛볼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양씨는 “전화를 많이 주셔서 브랜딩의 주 타깃을 주스로 하고 있다“며 ”솔직히 주스 사업이 이렇게 잘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무작정 퍼주기 아닌 ‘실속 있는’ 지원 있어야

양씨는 청년이 농촌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작정 퍼주기 지원이 아닌 실속 있는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씨는 ”제주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은데 그들을 빌리는 것도 힘들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교육받으려면 따로 지원해야 하는데, 그들이 교육받으면 바로바로 등록될 수 있게끔 하는 시스템이 안 돼 있는 것 같다“며 ”그 부분을 해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씨는 이어 ”후계농엽경영인에게 5억원 융자가 지원되는데 현재 예산이 없다고 지원이 막혀버린 상태“라며 ”이런 부분에서도 만들어진 제도를 잘 운용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양씨는 또 ”청년농에게 온라인 커머스 지원도 되고 있지만, 사실 겉핥기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박람회 등에 청년농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제주 농가 온라인 커머스 도전해야

양씨는 제주지역의 많은 농가들이 ‘온라인 커머스’에 도전해 제주 감귤 브랜드를 널리 알렸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양씨는 ”저희도 2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이렇게 클 줄 몰랐다. 이게 거꾸로 하면 뛰어드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라며 ”제주도 입장에서 봤을 때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피력했다.

양씨는 이어 ”새로 농사에 도전하는 청년농에게도 온라인 커머스에 좀 뛰어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조언했다.


※ 이 기사는 뉴제주일보와 제주특별자치도의 공동 기획으로 작성됐습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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