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매너!
골프 매너!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11.1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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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강대옥 남영산업㈜ 제주지역본부장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값진 말이 있다. 골프에서도 동반자가 건넨 멋스러운 한 마디가 전체 분위기를 띄워서 동반자 전원이 Best Score로 이어지게도 하지만 무심코 지나가는 뼈 때리는 한 마디가 골프 인생 내내 아픈 기억으로 남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정규 대회 프로선수들끼리도 경기 중에 건네는 말 한 마디가 경기를 망치게 하고 길게는 슬럼프까지 이어지는 선수도 있다고 하니 한 번쯤은 되새겨 볼 만한 일이다.

2005년 10월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 정식 (제주) 대회에 ‘장정’ 선수가 참가했었다. 158㎝의 ‘금복주’라는 별칭을 가진 2005년 8월 브리티시오픈 챔피언인 장정 선수는 당시 매스컴의 중심이었다. 대회장 클럽하우스에서 당당하게 걸어 나오는 슈퍼땅콩 장정 선수에게 한 갤러리가 다가가서 이름이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서 기분이 상한 장정 선수는 끝내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 하고 4위에 그쳤다는 후일담이 생생하다.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대회 중에 퍼팅 연습그린에서 같은 챔피언조에 속한 한 선수가 동반 선수로부터 “골프화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건넨 한 마디를 들은 이유로 경기를 망쳤다는 인터뷰도 기억난다.

플레이 도중 아무리 좋은 덕담도 상대방에게는 귀에 거슬리게 한다는게 골프이다. 그만큼 골프는 매순간 집중해야 하는 운동이고 예민한 운동이라서 최대한 매너가 강조되고 요구되는 것일 수도 있다.

동호회 골프나 지인들과의 골프에서 “하나만 더 칠게요”라고 대수롭지 않게 건넨 동반자 한마디가 화근이 되는 사례도 많다. 이는 동반자에게 멀리건을 달라고 하는 건지? 벌타를 인정하고 다시 샷을 하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극비양심적인 골프 매너에 속한다고 한다.

이렇듯 동반자의 애매한 말 한 마디가 라운드 내내 찝찝한 심기를 털어내지 못 해서 곱게 쌓아온 골프 인연마저 끊겨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동반 라운드를 두어 차례 해보고 최종 사윗감으로 낙점하는 사례도 있다고 하고 회사 중역으로 기용할 것인지를 인성 탐색용으로 동반 골프가 동원되기도 한다고도 한다.

용모와 언어구사력, 배려심 등의 골프 매너를 통해서 잠재력과 능력을 평가한다고 하니 골프 매너는 귀한 존재일 것이다. 시중에 은행 지점장님들 세계에서 회자되는 얘깃거리가 있다. 티잉(티샷) 구역에서 일명 배꼽이 나왔다고 해서 “티보다 앞에서 티를 꽂고 티샷”을 날리는 골퍼들을 말하는데, 이러한 골퍼들은 은행 대출 서류 신청을 하게 되면 지점장님들이 대출서류를 깐깐하게 검토한다는 설도 있으니 점잖게 티를 꽂아야 할 것이다.

LPGA 무대에서의 한국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은 전 세계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고 세계 속에 한국을 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은 엄연한 현실이다. 2022년 기준 국내골프 시장규모가 약 20조6600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내 전체 스포츠 시장에서 차지하는 골프 스포츠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스크린 골퍼들이 급증해 시장을 키웠고 필드골프와 스크린골프 ‘투 톱’체제로 골프산업이 작동된다는 것이어서 이목이 쏠린다.

기후위기와 기상이변에 대응할 실내스포츠가 스크린 골프라고 자평하면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지나친 오락성, 음주서비스 등은 개선사항 1호로 진단되고 있다. 사회적 매너로 요구되는 셈이다. 외형적 성장에만 열을 올리는 건 분명 능사가 아닐 것이다

아직도 한국은 골프에 대한 정서가 냉랭하기만 한 것이 사실이다. 골프사업 이익의 일부는 사회적 책임 몫으로 매워져야 하고 매순간 시작점이라는 인식을 유지하고 골프 사업의 영원한 숙제를 풀어내야만 골퍼들의 주머니를 열 수가 있다. 공정한 예약문화, 적절한 이용요금, 골프 매너 캠페인 등이 선결되어야만 대한민국 골프사업을 정착지에 안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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