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 마련 생색내고 은행 예치···“기금운용계획 미흡”
기금 마련 생색내고 은행 예치···“기금운용계획 미흡”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3.11.1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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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행자위 17일 제422회 2차 정례회 1차 회의
"금융포용기금 10억 중 9억9000만원 은행에 묵혀"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17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1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 예산안’ 등을 심사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17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1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 예산안’ 등을 심사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특별자치도가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마련한 기금을 정작 은행에 묵혀두는 등 기금운용계획이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주도의회에서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철남)는 17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1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 기금운용계획안’ 등을 심사했다.

이날 한동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을)은 “제주도가 도내 저신용·저소득 금융 약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금융포용기금을 마련했다고 많이 자랑했다”며 “그러나 내년 기금운용계획안을 보면 금융포용기금의 99%가 사업에 투입되지 않고 은행 예치금으로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실제 ‘2024년도 제주도 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금융포용기금은 일반회계 전입금 5억원과 기부금 수입 5억원 등 10억원 규모로, 비융자성사업비 1000만원(1%)을 제외한 나머지 9억9000만원은 예치금으로 편성됐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17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1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 예산안’ 등을 심사한 가운데 한동수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17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1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 예산안’ 등을 심사한 가운데 한동수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이와 관련 한 의원은 “전체 금액의 99%를 그냥 단순히 은행에 묵힐 거면 기금을 만들 필요가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답변에 나선 양순철 제주도 예산담당관은 “금융포용기금과 관련해 어떤 사업들을 시행할지에 대한 계획은 잡혀 있다”며 “다만 사업들을 시행하기 위해 현재 사회보장협의회 회의가 진행 중이어서 기금운용계획안에는 포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그렇다면 사회보장협의회 회의를 마치고 기금을 조성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구체적인 사업들을 기금운용계획안에 반영하지 않고 기금부터 만들어 자랑하는 것은 전형적인 생색 내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예술인복지기금도 일반회계에서 20억원을 전입해 통합재정안정화기금에 전액을 통합재정안정화기금에 예탁하는 등 다른 기금들도 문제가 있다”며 “일반회계로 수행할 수 있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기금으로 편성한 후에 통합재정안정화기금으로 다시 돌려버린다는 게 너무나 비효율적”이라고 꼬집었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17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1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 예산안’ 등을 심사한 가운데 하성용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17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1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 예산안’ 등을 심사한 가운데 하성용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또 이날 회의에서는 방만하게 운영되는 제주도 관광진흥기금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성용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안덕면)은 “현재 관광진흥기금은 2009년에 관광진흥기금과 주민참여개발사업지원기금을 통합한 것인데, 통합 이후 관광업체에만 지원이 이뤄지고 있고 주민참여개발사업에 대한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라며 “마을기업 등 주민참여개발사업에 기금을 지원하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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