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6일 도내 16곳 시험장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된 이후 수능이 처음 ‘노 마스크’로 치러졌다. 제주지역 수험생 총 6855명 중 6107명(4교시 기준)이 응시해 결시율 10.91%를 기록했다. 이는 2023학년도 결시율 10.86%보다 다소 높고 2022학년도 11.00%보다는 약간 낮은 비율이다.

▲수험생 향해 “파이팅” “수고했어” 따뜻한 격려 이어져

이날 오전 8시 10분 입실 완료시간에 앞서 시험장 입구마다 재학생과 학부모, 교사,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험생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건넸다. 김광수 교육감도 도교육청 관계자들과 함께 오현고 시험장을 찾아 수험생들에게 “파이팅”을 외치며 박수를 보냈다. 과거 시끌벅적했던 응원과는 달리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오후 4시 35분 4교시가 끝나면서 수험생들이 하나둘씩 시험장을 빠져나왔다. 이어 오후 5시 45분 5교시가 최종 마무리되면서 수능이 종료됐다.

비날씨 속에 수험생을 만난 가족들은 “정말 수고했어”, “고생했다”라며 격려했다. 신성여고에서 만난 수험생(김민주 학생)의 어머니 김지은씨는 “오늘 아침 딸이 자신을 위한 편지를 쓰고 간 걸 봤다. 딸이 시험장을 나올 때 부디 울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체감 난이도, “국어 쉽지 않았다…영어는 평이”

수험생들은 국어와 수학이 다소 어려웠다는 체감도를 보였다.

도내 모 여고에 다닌다는 한 여학생 수험생은 “국어가 유독 어렵게 나왔다. 전반적으로 국어와 수학은 결코 쉽지 않았고, 영어는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됐다고 생각한다”며 “살짝 아쉬운 감이 없지는 않지만 수능을 마치고 나니 후련하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제주외고 3학년 황유경 학생은 “국어에서 문학 분야가 어렵게 나왔고 세계지리 영역에서 갑자기 난이도가 올라갔다. 전반적인 난이도는 9월 모의고사와 비슷했다”고 평가했다.

▲시험장 정전에 수험생들 교실 옮겨..."도시락 두고 갔다" 도움 요청도

올해 수능에선 큰 사건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일부 소동이 빚어졌다. 

남녕고 시험장에선 정전이 발생했다. 수능 1교시가 끝나기 5분 전인 오전 9시 55분쯤부터 2개 반 교실이 약 35분간 정전됐다. 수험생들은 예비고사실로 옮겨 시험을 치렀다. 5분의 추가 시간이 주어졌고 2교시는 7분 늦게 시작됐다. 정전은 남녕고 인근 전신주에 난 스파크 때문이었다.

대기고에서 시험을 치르는 아들이 도시락을 놓고 갔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순찰차로 시험 시작 전 도시락을 전달하는가 하면 남녕고에선 한 수험생이 손목시계를 두고 와 아버지가 갖다주는 일도 있었다.

제주소방안전본부와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수능 관련 접수된 신고는 1건이다.

경찰과 자치경찰, 모범운전자들은 순찰차와 오토바이를 동원해 수험생들을 위한 교통관리와 이송 등에 나섰다. 모범운전자 제주연합회는 수험생 총 28명을 시험장으로 이송했다.

이창준.김나영.임창덕.김동건.김현종 기자  luckycjl@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