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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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11.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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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칠 작곡가·음악평론가·논설위원

나는 언제부터인가 글을 쓸 때는 문장을 쉽게 쓴다는 생각을 한다. 어려운 한자 단어를 피하고 풀어서 쓰자는 생각이다. 나의 글을 읽는 사람의 학력이나 문장 이해도에 따라 글을 쓰는 것은 아니기에 모든 사람이 글을 읽고 이해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내가 글을 쓰는 작업은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됐다. 백일장 대회가 있으면 학교 대표로 참가하고 상을 받기도 했다. 대학에서는 학교 신문에 기고(起稿)를 하곤 했고 나중에는 편집국장으로 활동을 했다.

대학시절 철학 서적을 들추고 오랜 시간 책과 싸움을 한 적도 있었다. 당시 읽고 있었던 책들은 철학 서적들이었는데 한 페이지를 이해를 하기 위해 며칠을 탐독하고 반복하여 읽었던 기억이 있다. 언제나 독서를 하는 중에는 철학대사전과 한글 사전, 옥편을 비치하곤 했다. 당시에 기숙하고 있던 곳은 암자(庵子)인데 시내에서 떨어진 산 모퉁이었다. 버스 정류소에서 내려 산등성이로 10여 분을 올라간 곳인데 자그마한 사찰이었다. 묘관음사(妙觀音寺), 지금은 있는지 모르지만 그 때에는 공부를 한답시고 고시생들이 줄을 있던 곳이다.

수업이 끝나고 시내버스를 타서 혼자 산길을 걸을 때의 사색은 대학에서 받는 강의만큼이나 값진 시간이었다. 간혹 내가 기거하는 사찰을 사색을 하면서 걷다가 지나치는 일도 있었다.

그 시절, 노트에 독후감 내용이라든가 일기를 매일 적고 있었다.

대학을 졸업을 하고 각종 신문과 음악잡지 등에 글을 쓰는 일을 해 왔다. 때로는 원고 청탁을 받아서 글을 쓰는 일도 있었다. 그럭저럭 글을 쓰는 일은 나의 또 다른 업무가 되었고 현재에도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다. 이렇게 세상을 살고 있다.

나의 글은 되도록 쉽게, 누구나 다 이해되는 글을 쓰고자 했다. 과거에는 체면 때문에라도 조금은 어려운 단어를 몇 개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한자어가 있는 단어를 사용함으로 자신의 인격이나 교수로서 걸맞게 글을 쓰는 일이 맞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나의 행동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이 들어서 될 수 있으면 쉽게 모든 사람이 이해가 되는 글을 쓰고자 하였다.

세월이 지나 교수로서 강의를 할 때에 누군가 나에게 물어 왔다. ‘이 세상에서 말을 가장 쉽게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나는 즉각적으로 답을 하지 못 하고 망설였는데, 그는 나에게 ‘바로 예수님 일세~’ 하고 말을 하는 것이다. 나도 기독교인으로서 성경을 읽는 사람인데, 그 말을 들으니 ‘맞다! 예수님의 말은 모두가 알아들을 수 가 있을 정도로 쉽게 말을 하지?’ 뿐만 아니라 성경도 쉬운 단어로 되어 있어서 무학자(無學者)라고 하더라도 모두가 이해가 되는 언어로 되어 있다. 성경을 읽으면서도 단 한 번도 문장이 쉽게 써 있다는 생각 없이 읽었던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사람들에게 잘 읽히는 책이 성경(바이블)이라는 데에 인정을 하게 된다.

그 후 40여 년을 살다가 보니 젊었을 때의 경험이 장년을 맞이하면서 엄청나게 효과를 볼 때가 많았다. 나의 글을 보고(신문이나 잡지 등) 간혹 전화가 오는 경우가 있다. 글 내용 대해서 얘기를 하거나 또는 교훈적 요소, 추억 쌓기 또는 미래 지향적 요인에 관한 대화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는 내가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사건이라 당황하기도 하지만 감사하기도 하다. 성심 성의껏 대화를 하고 전화를 끊는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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