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기후 위기 극복 열쇠 연대의 힘과 압력”
“환경·기후 위기 극복 열쇠 연대의 힘과 압력”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3.11.10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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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와 세계 청년이 함께 그리는 우리의 미래] 2. ‘엠제코’가 전하는 ‘환경 위기’
MZ·에코 결합 ‘엠제코’ 청년들, 위기 맞선 투쟁 이야기 피력
페넬로페 레아 “대중의 힘과 지속적 압력으로 변화 이끌어야”
제주 등 국내 활동가 변수빈·박한규 대표, 환경보호 활동 소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포럼 첫날인 9일 특별세션 중 하나로 ‘엠제코, 친환경 소비에 대해 이야기하다’를 개최했다. 사진=임창덕 기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포럼 첫날인 9일 특별세션 중 하나로 ‘엠제코, 친환경 소비에 대해 이야기하다’를 개최했다. 사진=임창덕 기자

심화하고 있는 환경오염과 기후 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일까. 또 가해자는 누구일까.

환경오염과 기후 위기 속도를 지금부터 늦추지 않는다면 가해자는 현재의 기성세대이고 피해자는 미래세대, 즉 현재의 청년들이다.

전 세계 곳곳의 청년들이 환경과 기후 문제에 대해 가장 민감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유다.

특히 ‘MZ세대’와 환경·생태를 뜻하는 ‘eco’(에코)의 합성어인 ‘엠제코’는 환경을 중요한 가치관으로 삼아 환경보호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청년들이다.

노르웨이와 제주, 그리고 전국을 무대로 환경오염과 기후 위기가 없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그리고 있는 엠제코들이 ‘제3회 아시아·태평양 영리더스포럼, 제주’(이하 포럼)를 통해 전 지구적 위기에 맞선 힘겨운 투쟁 이야기를 힘차게 풀어놓았다.

# 페넬로페 레아 “연대의 힘 절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포럼 첫날인 9일 특별세션 중 하나로 ‘엠제코, 친환경 소비에 대해 이야기하다’를 개최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특별세션은 노르웨이 출신의 기후활동가이자 유니세프 대사인 페넬로페 레아(Penelope Lea)를 비롯해 변수빈 해양쓰레기제거단체 디프다 제주 대표, 박한규 주식회사 에코팀 대표가 참여해 환경보호를 위한 전 지구적 노력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먼저 온라인을 통해 현지에서 토론에 나선 페넬로페 레아는 기후와 자연의 위기는 필연적으로 세계의 안보, 경제, 빈곤, 불평등은 물론 우리 자신과 역사를 이해하는 방법, 세계의 민주주의 상황, 어린이 한 명 한 명의 권리와 인권에 밀접하게 연관돼있다고 강조하면서 연대를 통한 대중의 힘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8살 때 시작해 11년째 기후정의운동가로 활약하고 있는 페넬로페 레아는 “노르웨이는 북해에서 발견한 석유와 가스를 수출하면서 경제 기반을 다졌다. 불과 몇 달 전에 총 19건의 새로운 석유 개발 허가가 정부에 의해 승인됐다”며 “문제는 석유 허가증을 내주지 않고 화석 연료 의존에서 재빨리 벗어날 수 있는 정부를 구성하려는 정당이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 자국 상황을 전했다.

이어 “노르웨이는 지난 33년 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겨우 4.7% 줄였다. 더 큰 문제는 노르웨이 국민 4명 중 1명은 기후 변화가 인간의 행동에 의한 것이라고 믿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며 “노르웨이 국민들은 민주주의, 8시간 근무제, 여성 투표권 등 이전 세대들이 투쟁해서 얻은 자유를 만끽하면서도 현재 존재하는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러한 이중 잣대를 바꿔야한다”고 피력했다.

기후정의운동을 전개하면서 종종 무력감과 압도감을 느꼈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는 페넬로페 레아는 “우리의 권리는 서로를 위해서 싸우고, 연대를 보여주고, 이를 통해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때 충족시킬 수 있다. 대중들의 엄청난 압력 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우리가 목도해야 할 변화는 대중의 압력 없이는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압력이 돼야 한다”며 환경을 보호하고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중의 참여와 협력을 강조했다.

# 변수빈 “바다에 쓰레기 가득”…‘청정’의 역설

페넬로페 레아에 이어 토론에 나선 변수빈 디프다 제주 대표는 누구나 충분히 일상 속에서 환경을 보호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지난 6년간의 활동을 소개했다.

디프다 제주는 프리다이빙 스포츠를 통해 장비 도움 없이 바다를 드나드는 다이빙 그룹이다

변 대표는 “제주의 바다는 굉장히 깨끗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내가 본 바다는 그렇지 않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해양쓰레기가 굉장히 심각하다”며 “내가 즐겨 찾는 제주 바다가 깨끗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바다 속에서 쓰레기를 주워 나온 게 활동의 시작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는 이틀에 한 번 꼴로 매년 160회 이상 바다에 들어가 쓰레기를 줍고 있다. 자주 활동하고 있지만 단 한 번도 바다 속 눈에 보이는 쓰레기들을 전부 수거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며 “가벼운 모임으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이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해서 디프다 제주라는 단체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2018년 9월에 조성된 디프다 제주는 해변에 밀려온 쓰레기를 수거하는 ‘봉그깅 해변’과 바다 속 쓰레기를 수거하는 ‘봉그깅 바당’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변 대표는 “해양쓰레기는 수거 후 처리 역시 문제다. 일반 쓰레기를 처리하는데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데 해양쓰레기는 염분을 없애는 작업이 추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해양쓰레기는 우리가 사용하고 버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만큼 결국 우리가 일상 속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활동이 더욱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토론에 나선 박한규 에코팀 대표는 “‘나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찾은 답은 ‘콘텐츠로 환경을 지키는 문화를 만드는 기업가’였다”며 “그래서 직접 어떤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닌, 현재 제품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환경보호에 나선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에코팀의 콘텐츠는 활동가들에게 ‘혼자가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주면서 ‘기후 우울증’을 덜어주는 동시에 대중들에게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수만개라는 점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JDC와 공동 기획으로 이뤄졌습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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