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성 경력단절 최대 요인은 ‘육아’
제주여성 경력단절 최대 요인은 ‘육아’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11.0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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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성가족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2022년 제주지역 경력단절여성 비율이 9.9%로 2021년(12.7%)보다 낮아졌다. 전국 비율(17.2%)에 비해서도 낮은 편이다. 제주 여성들의 높은 사회경제 참여 성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제주도 여성 고용률은 64.4%로 남성 고용률 75.5%보다 11.1%포인트나 낮다.

여성들의 경력단절 사유를 살펴보았더니 65.3%가 육아 문제였다. 자녀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일을 그만 뒀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비율이 전국 비율(42.8%)보다 22.5%포인트 더 높다는 점이다. 제주여성들은 어느 지방보다 자녀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어려움이 크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러한데 누가 결혼을 하고, 누가 출산을 하려 하겠는가.

우리나라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15년간 28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세계 최저의 출산율이다.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에 대한 두려움, 육아·교육비 부담과 주거·일자리 걱정, 노후 불안 등이 여성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때문이다. 아기를 낳으면 얼마를 준다는 식으로 현금 퍼주기만으로는 출산을 포기하겠다는 젊은 부부의 생각을 뒤집지 못한 것이다.

지금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출산율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한창 일할 나이의 부부들이 아무 걱정 없이 아이를 돌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경력 단절 사유의 65.3%가 육아인 만큼 이 문제를 서둘러 해결해야 한다. 직장과 가까우면서 필요하면 늦은 시간까지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질 좋은 공공 보육 시설 확대가 시급하다. 또 육아기 재택근무 및 단축근무제 도입, 직장 내 승진 차별 해소 등도 절실하다. 교육비 지원과 주거 문제 해소 대책도 동반돼야 할 것이다.

우리 정치권은 선거철만 다가오면 청년 주택, 청년 재산 형성 등 나이를 기준으로 한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해 세대 갈등을 부추기곤 했다. 다가오는 내년 4.10총선에는 여야가 국가가 육아를 책임지는 정책방안을 제시했으면 좋겠다. 육아가 고통이 아닌 축복이 되도록 국가 정책전환이 필요하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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