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 ‘제주여상 일반고 전환’ 수용해야
교육당국, ‘제주여상 일반고 전환’ 수용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11.06 19: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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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시인·수필가

하늘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이 아름다운 11월 초, 수능을 앞둔 학생이나 가족들은 마음이 탄다. 내 자식의 미래가 걸린 수능이 눈앞에 다가왔으니 자녀 걱정에 계절을 잃어버렸다. 어느 수능을 앞둔 부모가 이 아름다운 가을을 마음 편히 누릴 수 있겠는가. 

오늘날 우리가 풍요함을 누릴 수 있게 한 원동력은 우리 국민의 근면성과 교육열이 가장 큰 밑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도 교육열은 조금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과열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교육열이 사그라져서는 안 된다. 그 에너지가 타오르는 한 우리는 한 단계 더 상승할 수 있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제주시내 중학생의 평준화고 일반고 합격은 상위 62% 이내의 학생만 가능하다. 여기에 포함되지 못 한 학생은 다른 학교로 진학할 수밖에 없으니 이게 될 법한 이야기인가. 중학교 성적이 인생 굴레가 되어서야 하겠는가. “한 번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라던 어느 기업의 냉장고 광고 문구다. 그 카피대로라면 10년을 좌우하지만 한 번 치러진 중학교 성적이 그보다 훨씬 긴 인생 전반을 좌우해서야 되겠는가. 

물론 유전적 요소도 있겠지만 머리는 좋으나 부모의 무관심으로 기초 학력 부족일 수도 있겠고 본인이 공부를 소홀히 한 경우 등 여러 복합 요인이 있을 것이다. 이를 싸잡아 성적이 다소 떨어진다고 원하지 않는 학교로 진학하게 한다면 그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 부작용은 다수의 횡포에 묻혀버리거나 약한 자들의 소리라 그냥 소홀히 듣고 넘어가 버린 것은 아닐까. 이제 그 작은 소리도 귀담아들어야 할 때가 되었다. 

지금의 제주여상은 제주실업여고에서 출발하였다. 그 후 상업고등학교로 바뀌었고 많은 여성 인재를 배출하여 제주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였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더 전환점에 와 있다. 제주여상 졸업생 대부분은 이제 취업보다는 대학으로 진학하고 있다. 그러한 배경과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상업계 고교로서의 역할이 이제 다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제주여상 졸업 동문들이 앞장서 학교의 일반계 고교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도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1인 피케팅 시위도 하고 있다. 매우 평화적인 시위 방법으로 보인다. 필자에게는 손녀 셋이 있다. 중학생도 있다. 어찌 남의 일이라고 뒷짐을 지고 구경할 수만은 없다. 교육당국도 제주여상의 일반고 전환 필요성을 조금은 수긍하고 있는 것 같다. 적극적으로 이를 수용해야 함이 바람직하다. 만약 그러하지 않을 경우 뒤따르는 문제점 또한 가볍지 않을 것이다.

미래 꿈나무인 어린 학생들의 폭넓은 진로 선택과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제주여상을 일반계 고교로 전환할 것을 교육당국에 요구하고자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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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림 2023-11-07 20:05:17
전제가 틀렸습니다.
상위 62% 이내에 포함되지 못한 학생이라 제주여상에 가는 것이 아닙니다.
고졸인재전형, 선취업후진학 제도, 특성화고대입전형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전제가 맞다 하더라도, 여러 복합요인 때문에 만들어진 중학교 성적이 고작 17살에게 인생의 굴레가 되면 안됩니다. 중학교 때 상위권 성적을 만들지 못하였어도, 다시 한번 기회를 가지고 이제까지는 모르고 살았던 나의 강점을 찾고, 우수생이 되어 다양한 학습기회를 받는 곳이 특성화고, 제주여상입니다. 제주여상은 지금도 여성인재를 배출하여 제주 사회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못한 일부분을 가지고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이혜림 2023-11-07 20:04:27
머리는 좋으나 부모의 무관심으로 기초 학력 부족인 학생이 일반고에 가면 바로 자녀가 원하는 방향으로 관심이 쏟아집니까? 제주여상 학부모들은 모두 학생에게 관심이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학생들은 상위권 성적 못 받으면 관심 받을 수 없습니까? 부모도, 학생도 노력중이지 않겠습니까?

다시한번 머리숙여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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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선 2023-11-07 16:22:21
김정욱시인님~
현 시대를 직시한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중학생들에게도 미래 희망을 볼 수 있게
넓은 여고문이 활짝 열려 비전을 갖도록
인도하고 여상 동문들도 후배들이 소신
있는 미래를 맞을 수 있게 도와주려 합니다.
다시한번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