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 전에 마약류 예방과 치료 재활에 힘써야
더 늦기 전에 마약류 예방과 치료 재활에 힘써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11.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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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언 ㈔제주중독예방교육원장·중독전문가

연일 마약 관련 뉴스가 뜨거운 가운데 올해 들어 전국적으로 마약류 사범이 증가하고 있고 마약 청정 지역이었던 제주에서도 마약 사범이 점점 증가하며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등 수사기관이 마약류에 발을 들인 사람들을 빠르게 적발해 공급조직까지 검거하는 단속도 중요하지만 호기심 등으로 마약에 손대는 사람들을 아예 손을 못 대게 하는 사전예방과 재범, 삼범을 막고 마약 환자들을 다시 사회로 되돌려 보내는 재활치료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지난달 14일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주에서 올해 8월 31일까지 검거된 마약류 사범은 10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검거된 104명을 이미 넘는 수치다. 2019년 60명, 2020년 96명, 2021년 46명 등 과거 검거된 인원과 비교해 봐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제주도는 마약 청정 지역으로 마약류 안전지대로 알려져 왔으나 요즘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는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마약’이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면서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약물을 의미한다.

보통은 중독성이 있는 물질로서 마약, 대마, 향정신의약품을 마약이라는 용어로 혼용하여 사용하나 정확한 용어는 ‘마약류’로 마약은 마약류의 한 종류에 들어간다. 

마약류는 남용 또는 장기간 사용하면 인식 행동의 변화는 물론 중독이 점점 깊게 진행되는 약물이다.

중독이 진행될수록 환각, 환시, 환촉, 환청 등을 야기함으로써 투약자로 하여금 현실을 왜곡하는 정신병적 증상이 강하게 보이게 되고 내성에 의해 용량이 점차 늘어나면서 기질성 뇌중후군 상태로 응급실을 찾아야 될 경우도 있으며 과다복용으로 즉사하는 경우도 있다. 

남용자 자신은 종종 행하는 일의 수행도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자각하지 못 하므로 뜻하지 않은 문제를 발생시킨다. 

육체적으로는 복통, 변비, 구갈 등의 증상을 보이며 고통스러운 금단 증상, 동공 축소, 오한, 발한, 식욕 억제 및 체중 감소, 심한 소양증 즉 가려움증, 심한 눈물, 콧물, 입물 증상이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특히 정신신경계에 의한 금단 증상은 예측불허한 행동을 수반함은 물론 총기난사, 강도, 살인 등을 비롯한 제2의 범죄 원인이 되고 있다. 결국 개인의 정신건강 보건 문제에 대한 폐해와 국가사회에 중대한 악영향을 준다. 

이제 국가의 마약류 퇴치 정책도 현재 약물의 공급 차단과 처벌 위주에서 앞으로는 이에 더하여 마약류의 예방과 치료재활에 힘써야 한다. 

예방에 있어 청소년 마약류 사범인 경우 발생 원인이 가정의 기능이 제대로 되지 못 한 가정적 환경에서 마약류를 접하게 되는 계기가 대부분이다.

가족 간의 대화에서 마약이 인체와 정신에 미치는 해악성과 반도덕성에 대하여 대화를 나누는 가정교육이 필요하고 학교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가정교육과 마찬가지로 마약류에 대한 개인적, 사회적, 국가적 위해성을 강조해야 하며 학교의 정식 교과과정에 이를 넣어야 할 것이다.

민간 차원에서는 순수 민간단체가 국민운동적 차원에서 마약류 퇴치 캠페인, 상담소 운영, 예방교육, 학술연구 및 세미나 등을 개최하게 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치료재활에 있어 아직 우리나라에는 마약에 관한 전문병원이 부곡정신병원 한 곳뿐이고 마약사범을 치료하는 병원은 국공립병원을 포함한 22개 병원을 지정·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운 형편이다. 따라서 이들 마약 사범에 대한 전문적이고 철저한 의학적, 사회복지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인적, 물적 자원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마약은 개인과 사회 전체를 조금씩 좀먹어 종국에는 파멸까지 몰고 갈 수 있는 중대악이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마약류 문제가 그리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마약류 문제는 인터넷 및 SNS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누구나 비대면 거래를 통해 손쉽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부지불식간에 마약류 폐해가 우리 사회에 만연될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마약류 예방과 치료재활에 국민적 경각심을 높이고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정책이 요망되고 있다. 마약 없는 밝은 사회를 이룩하는 것이 바로 국민의 건강권과 행복권을 보장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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