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기철 서인 시집 ‘담록빛 물방울’
자본주의 가치를 넘는 ‘조용히’의 철학.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의 작은 것들이 활자를 만나 특별해졌다.
서정시인 나기철씨가 최근 펴낸 일곱 번째 시집 ‘담록빛 물방울’이다.
이번 시집은 특유의 짧으면서도 일상의 풍경들 속 곡절 많은 일상의 사연들을 역사의 미시사처럼 풀어놓은 나 시인의 문학적 서정 속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제주의 작은 서점부터 파시를 앞둔 동문시장, 도서관, 시인이 교편을 잡던 학교 등 제주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주체들이 몸 담고 있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소하고 다정한 이야기들이 시편에 녹아든다.
특히 시인은 시 ‘눈동자’, ‘독립서점’과 같이 매출의 희비에 엇갈리지 않고 이와 전혀 무관한 무형의 가치(꽃 한 송이, 한라산, 제주 앞바다 등)를 추구하는 인물들을 등장시키며 자신의 삶의 철학을 서정적으로 노래한다.
고명철 문학평론가는 “나기철의 시는 절차탁마한 창조적 예술이 일궈내야 할 예술의 비의성에 이르는 도정과 그 심오한 미적 성취가 간결히 현재화돼 있다”고 평가했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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