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 연체율 급등, 연말 ‘빚 폭탄’ 터질까
대출금 연체율 급등, 연말 ‘빚 폭탄’ 터질까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10.3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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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기업과 가계의 대출금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지난해 금리 상승의 여파가 시차를 두고 본격적으로 몰아닥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기간 만기 연장을 반복하며 상환을 미뤄온 빚이 워낙 많은 데다 지역 경기침체로 가계와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지고 있어 연말쯤 ‘빚 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3년 8월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 및 제주지역 중소기업 여신 동향 및 특징’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제주지역 예금은행의 연체율은 0.58%로 지난 7월과 비교할 때 0.11%포인트나 올랐다. 6월 연체율이 0.43%였는 데 7월 0.47%에 이어 0.58%로 치솟은 것이다.

기업과 가계 모두 심각해졌다. 기업 대출 연체율은 0.50%로 지난 7월 대비 0.07%포인트 올랐고, 가계 대출 연체율은 0.73%로 지난 7월과 견줘 0.16%포인트 급등했다. 이 같은 연체율은 3~5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역 금융권에서도 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등 부실 대응에 나섰다. 자산가치 하락과 경기침체 등으로 연말에는 연체율이 폭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고심하고 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가계부채 위기가 발생하면 지난 1997년 외환위기의 몇십배 위력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문제는 연체율 상승이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 예상된다는 데 있다.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기업과 가계의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

최근 증가하는 제주지역 가계 대출은 서울 등 대도시 처럼 ‘영끌’ 투자형 대출이 아니라 생계형 대출이 대부분이다. 생계형 대출에 부실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사회의 기본 안전망이 붕괴할 수 있다. ‘9월 위기설’에 이은 ‘연말 위기설’이 나올 정도로 불안감이 확산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선제적이고 정교한 정책 조합이 필요하다. 금융사들은 예대마진 축소에 나서주고,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는 일시적 자금난에 처한 중소기업과 가계의 맞춤식 지원과 사회안전망을 함께 강화해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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