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체류형 관광시대'…마을 가꾸기 새 이정표 필요
막 오른 '체류형 관광시대'…마을 가꾸기 새 이정표 필요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06.0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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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때 이른 더위가 대지를 달구고 있다.

그럼에도 제주 농촌에는 미소가 흐른다. 물론 지역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마늘수매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찍었단다.

다만 아쉬운 것은 작황이 예년만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상황에 관계없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가운데에서도 조금씩 진화하는 곳이 바로 농업·농촌인 것 같다.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강원도 농촌마을들이 마을공동체사업들에 대한 사례 탐구 차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3개의 마을과 1개의 전문가 그룹의 활동 상황을 보고 듣는 기회를 가졌다. 강원도는 전국의 광역단체 중 농촌체험관광에 대한 다양한 시도와 마을 가꾸기에 대한 단체장의 의지가 돋보이는 광역단체로 알려져 있다.

강원도는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지리적으로 대부분이 산간지역이며, 농업인구 역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고(최근에는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밭작물 위주의 영농형태를 띠고 있다. 농산물시장의 개방으로 위기감을 느끼기는 하지만 수려한 산세와 많은 계곡 하천을 보유하고 있어 농촌체험관광을 통한 농촌지역 발전을 꿈꾸고 있다.

지역이 지니고 있는 역사·문화·생태·환경적인 정체성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었고 다른 농촌지역과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콘텐츠와 차별화된 프로그램들을 가지고 도시민 유치에 진력하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캠프를 위한 사업과 산채를 활용한 로컬푸드, 계곡과 하천을 이용한 카약 또는 래프팅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많은 소비자들을 유인하기에 충분한 매력을 갖추고 있었다.

또한 2000년대 초반부터 강원도 농어촌에서 경쟁적으로 추진해온 새농어촌건설운동 유치를 위한 반복적인 준비의 과정들은 마을 주민들이 외부인을 맞이하는 자세에 변화를 주기에 충분했다.

횡성군의 ‘고라데이마을’은 귀촌인이 마을의 정체성을 상품화하기 위해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화전으로 설촌된 마을 유래를 테마로 해 70여 가지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어 많은 학교 학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주고 있는 마을이었다.

주민들 과반수가 사업에 참여하고 있어 농외소득과 고용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전국적인 스타 마을인 ‘횡성산채마을’은 제주의 농촌마을에 더더욱 시사하는 바가 컸다.

귀촌한 리더와 가족들이 전력으로 농촌체험관광의 실현을 위해서 핵심 구성원으로 활동하며 강원도내에서도 차별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다.

횡성산채마을은 주말에 편중된 농촌체험을 주중으로 유도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었다.

학생 체험단이나 가족 단위 체험객을 단순 경유형 체험이 아닌 1박2일 또는 2박3일의 체류형 농촌체험관광(1인당 비용 14만~17만원, 2015년 1만7000명 유치)으로 유도하면서 전국의 많은 마을들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다.

소비자들이 만족스러워할 만한 콘텐츠 개발에 대한 다양한 시도와 상품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은 어쩌면 단순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제주 농촌마을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해는 마을주민들에게 170만원씩 소득을 분배하기도 했다고 한다.

강원도에는 농촌체험휴양마을 사업자로 지정된 마을이 무려 169개 마을이나 된다. 전국의 870여 개 마을 가운데 거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스타 마을들이 주변 마을에 다양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기에 가능하다고 여겨진다.

홍천군의 관광두레는 마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여러 단체들이 충분히 벤치마킹해야 할 사례라고 보여진다.

상대적으로 매머드급의 마을 구성원으로 형성되어 있는 제주도의 마을들이 많은 사업비가 투입되고 있음에도 본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은 마을공동체란 굴레에 스스로 발이 묶이고 있어서 나타나는 현상들이 아닌가 싶다.

관광두레는 관광두레 프로듀서(PD)가 소규모 공동체를 발굴하고 다양한 역량을 갖추게 한 연후에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그 대상 소규모 공동체가 사업 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주어진 시간동안 밀착 컨설팅을 하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제주도의 양 행정시는 관광두레 정책의 대상지가 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 양성에 있어 혹시 소홀한 측면이 있는 것은 아닌가 되돌아봐야 한다.

강원도의 농촌체험관광 담당주무관에게 물어보았다. 지금 강원도 농어촌체험관광의 에너지는 무엇이냐고….

그는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2000년대 초부터 진행해왔던 새농어촌건설운동이 강원도 농어촌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하나의 모델보다는 첫째 지역의 산업·잠재력 등의 물리적 자원, 둘째 각 지역의 특성을 분석해 구분하는 특성화 구분, 셋째 지역의 주체별 유형 구분, 넷째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업의 연계성을 통한 소득창출의 형태 등 부단한 연습의 결과”라고….

제주도를 제외하고 8개 도(道)에서 가장 적은 인구분포(2016년 기준 155만명)를 지닌 강원도의 농촌공동체 복원은 우리 모두가 주의 깊게 봐야할 것이다. 단체장의 의지가 강원도 농촌마을 전체를 변화시키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는 그들의 역량을 부럽다며 지켜만 봐서는 안 된다.

우리 제주도도 마을 가꾸기 사업의 5단계 과정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이뤄져야 하고 마을 가꾸기의 진정한 변화 모습에 대한 새로운 이정표가 만들어져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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