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 청소조차 제대로 안 하고 있다니…
정수장 청소조차 제대로 안 하고 있다니…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10.2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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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수돗물은 기본적으로 청정 지하수를 바탕으로 한다. 강물을 끌어다 쓰는 다른 지역과 차별성을 갖는다. 바로 마셔도 안전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하지만 몇 년 전 서귀포시 강정정수장에서 공급되는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생해 도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물론 체면을 구겼다. 이를 해소하고자 제주도는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밝혀왔다.

그런데 제주지역 17개 정수장 대부분이 제대로 청소하지 않는 등 위생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의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통해서다. 임정은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대천동·중문동·예래동)이 제출받은 2020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년간 도내 정수장별 청소 이력을 보면 유충 사태가 발생했던 강정정수장을 포함해 도련정수장, 남원정수장, 회수정수장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 정수장의 마지막 정비 시점은 2021년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법 및 상수도시설 유지관리 매뉴얼에는 정수장 시설별 정비 주기(방법)을 혼화지·응집지의 경우 2년~3년, 침전지(청소)는 2년, 여과지(보충)는 모래층 10% 감소 시, 염소투입실(용기 청소)은 6개월, 정수지(내부 청소)는 6개월~1년, 배수지(내부 청소)는 6개월 등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정수장 시설의 정비 주기 지침이 마련됐지만 행정이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물론 청소를 위해서는 일정 시간 단수를 해야 하고, 이는 일부 주민의 민원으로 이어질 수가 있어 그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유지 관리 매뉴얼’의 정비 주기 지침은 도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최소한이다. 그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무엇으로 도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겠는가.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 도내 가구의 높은 생수 음용이 이목을 끈 바 있다. 수돗물에 대한 신뢰가 예전만 못한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 상황임에도 행정이 불신을 자초한다면 말이 되겠나. 철저한 대처를 촉구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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