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대여성문화센터 ‘감사 지적’ 딛고 거듭나길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감사 지적’ 딛고 거듭나길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10.2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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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성의 역사적 발자취를 조명하고, 미래 제주의 여성상을 그려보는 공간이면서, 또한 도민의 문화복지 향상 및 여성 인재 양성을 위한 중심 공간으로서 ‘도민 행복을 창조하는 교육·문화·예술 실현’을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 제주도설문대여성문화센터를 소개하는 홈페이지 인사말이다. 통상적으로 한 조직 또는 기관의 인사말은 해당 기관장 명의로 하는데, 설문대여성문화센터의 경우 ‘직원 일동’ 명의의 기관소개 인사말을 내걸어 한편으로 보면 신선한 인상을 준다.

그런데 기관 운영의 실상은 이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 아쉬움을 남겼다. 막대한 양의 소장 유물을 점검 없이 수장고에 묵혀두고 있는가 하면 공정한 경쟁 없이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감사위원회가 지난 19일 2023년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이하 ‘센터’)를 종합감사한 결과 자료에 의하면 센터는 소장 관리하는 유물 자료 2214점 가운데 72점만 실물 전시 등 용도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센터는 또 지난해 4건의 기획공연을 추진하면서 과업지시서에 미리 특정 업체를 과업수행자로 정한 뒤 경쟁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채 해당 업체를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센터 운영 전반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제주 여성 역사문화 전시관과 스마트박물관을 구현한 것은 모범 사례로 꼽혔다.

2010년 1월 개관한 센터는 명실상부하게 제주를 대표하는 여성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여성 교육을 바탕으로 공연장과 전시관 등의 공간을 갖추고 전문교육과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의 사회참여를 촉진하면서 건전한 여가선용의 기회를 넓히는 역할을 맡고 있다. 가뜩이나 여성문화 공간이 부족한 제주 실정에선 소중한 곳이다.

그런데 이번 감사위원회 감사 결과는 이 같은 센터의 위상에 적지 않은 오점을 남겼다. 센터는 이번 감사 결과를 냉정하게 분석한 뒤 향후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센터가 공감과 소통의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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