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청소 안 한 정수장 수두룩···위생관리 ‘엉망’
2년간 청소 안 한 정수장 수두룩···위생관리 ‘엉망’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3.10.2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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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환도위 20일 제421회 임시회 행정사무감사
도내 정수장 17곳 중 강정 등 일부만 주기적 정비
대부분 정수장 정수지·배수지 등 2021년 이후 방치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가 지난 20일 제421회 임시회를 속개해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등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가 지난 20일 제421회 임시회를 속개해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등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지역 대부분의 정수장에서 정수시설 내부 청소가 2년 동안 이뤄지지 않는 등 위생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도내 정수장은 광역 상수도 10곳, 지방 상수도 7곳 등 총 17곳이다. 정수장 내부는 혼화지와 침전지, 여과지, 염소투입실, 정수지, 배수지 등으로 구성됐다.

수도법 및 상수도시설 유지관리 매뉴얼을 보면 정수장 시설별 정비 주기(방법)는 혼화지·응집지(청소)의 경우 2년~3년, 침전지(청소)는 2년, 여과지(보충)는 모래층 10% 감소 시, 염소투입실(용기 청소)은 6개월, 정수지(내부 청소)는 6개월~1년, 배수지(내부 청소)는 6개월 등이다.

문제는 이처럼 도민들에게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정수장 시설의 정비 주기 지침이 마련됐지만, 행정이 손을 놓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2020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년간 도내 정수장별 청소 이력을 보면 유충 사태가 발생했던 강정정수장을 포함해 도련정수장, 남원정수장, 회수정수장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 정수장의 마지막 정비 시점은 2021년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가 지난 20일 제421회 임시회를 속개해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등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한 가운데 임정은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가 지난 20일 제421회 임시회를 속개해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등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한 가운데 임정은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이와 관련 이날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등을 상대로 열린 제421회 임시회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송창권, 더불어민주당·제주시 외도동·이호동·도두동)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도민들이 불안해서 수돗물을 마실 수 있겠느냐는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임정은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대천동·중문동·예래동)은 “강물을 끌어다 쓰는 육지부와 달리 제주도는 지하수를 활용해 수질이 좋은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상하수도본부가 그 수질만 믿고 정비 주기를 지키지 않은 채 정수장 관리를 엉망으로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임 의원은 “정수장별 정비 이력을 보면 강정정수장 등 문제가 생겼던 정수장 위주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이 자주 청소한다”며 “정수장이 2년 넘게 청소가 안 되고 있는데 도민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가 지난 20일 제421회 임시회를 속개해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등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한 가운데 강경문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가 지난 20일 제421회 임시회를 속개해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등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한 가운데 강경문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강경문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정수장 관리가 소홀한 원인을 보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인력 부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수도법을 보면 정수장별로 자격증을 갖춘 정수시설 운영관리사가 있어야 하는데 도내 정수시설 운영관리사는 정원의 절반 정도만 배치됐다. 자격증을 따면 인사 가점 등 지원책을 마련해 충분한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송창권 위원장은 “정수장 청소 전후 상황 등에 대해 제보를 접수했는데, 상하수도본부 운영에 총체적 문제가 있다”며 “환도위에서 논의를 거쳐 제주도 감사위원회에 특별 점검 형식으로라도 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강재섭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은 “관련 매뉴얼에 따라 철저하게 정수장 관리를 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수질 검사는 매일 하고 있다”며 “청소할 때 단수를 지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데, 도민들이 안심하고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가 지난 20일 제421회 임시회를 속개해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등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한 가운데 송창권 위원장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가 지난 20일 제421회 임시회를 속개해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등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한 가운데 송창권 위원장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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