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의료원 직원 비리 은폐 의혹···“행정 직무유기”
서귀포의료원 직원 비리 은폐 의혹···“행정 직무유기”
  • 김동건·이창준 기자
  • 승인 2023.10.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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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복지위 16일 제421회 임시회 행정사무감사
정직 징계 중 의약품 발주, 잉여 약품 개인이 챙겨
원장 "외부 발설 말라 발언했지만, 은폐 의도 아니"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가 16일 제421회 임시회를 속개해 서귀포의료원 등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가 16일 제421회 임시회를 속개해 서귀포의료원 등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징계 처분을 받은 서귀포의료원 약제과 직원이 징계 기간 중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제약회사에 의약품을 발주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특히 해당 직원이 쓰고 남은 의약품을 약재 창고에 보관하지 않고 개인이 챙기는 등 비리를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서 나왔다.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위원장 김경미)는 16일 제421회 임시회를 속개해 제주도 도민안전건강실과 서귀포의료원 등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현지홍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의약품 관리 상황을 언급하며 서귀포의료원 비리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앞서 제주도감사위원회 감사 결과 서귀포의료원 약제과 직원 A씨는 약제심의위원회 심의 및 의결을 거치지 않고 14개 항목의 의약품 코드를 생성해 처방한 사실 등이 확인되면서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가 16일 제421회 임시회를 속개해 서귀포의료원 등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한 가운데 현지홍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가 16일 제421회 임시회를 속개해 서귀포의료원 등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한 가운데 현지홍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이와 관련 현 의원은 “감사위원회에서 지적한 불법 코드 생성 의약품은 14개 항목인데, 실제 처방하지 않은 의약품까지 합하면 A씨가 무려 39개 항목 의약품에 대해 원외 코드를 만들었다”며 “일부 제약회사는 코드가 생성된 것만으로도 엄청난 이익을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는 징계를 받아 지난 9월 초부터 업무 정지 상태인데,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제약회사에 9월 27일 400만원 상당의 의약품을 발주했다”고 질타했다.

또 현 의원은 “더 심각한 것은 A씨가 잉여 약품을 박스에 담아 약재 창고에 넣는 게 아니라 개인이 챙기는 것을 목격한 직원이 있는데 그 직원이 다른 직원들에 ‘왜 잉여 약품을 A씨가 챙기느냐’고 묻자, 직원들이 ‘A씨 용돈이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는 점”이라며 “이건 징계가 아니라 고발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도민안전건강실이 관련 법이나 조례에 따라 지도 감독하게 됐는데도 직무 유기한 것”이라며 “한 서귀포의료원 관계자는 박 원장이 ‘A씨에 대한 문제가 많은데 병원이 시끄러워지면 좋을 게 없으니 외부에 문제를 발설하지 말라’고 들었다. A씨 문제를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며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박현수 서귀포의료원장은 “현재 약사가 9월 27일자로 A씨가 미리 오더를 내놓고 간 게 있다고 보고해 취소하라고 지시했다”며 “그런 발언을 한 것은 맞지만, 은폐하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편 서귀포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서귀포의료원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미다졸람 2개 바이알(병)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병원 직원 A씨(50대)가 의약품 보관 창고에서 미다졸람 2병을 빼간 것을 파악했다.

김동건·이창준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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