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에 도전하는 당찬 골퍼…“제주인 DNA 덕에 성장"
‘전설’에 도전하는 당찬 골퍼…“제주인 DNA 덕에 성장"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3.10.10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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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제주&제주인] 8. 프로골퍼 고군택

제주인의 DNA는 특별하다. 육지와 고립된 섬이자 변방이라는 약점을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극복하면서 그 삶의 궤적을 DNA에 새겼다. 그리고 DNA에서 발현된 제주인 특유의 정신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근본(根本)’이다. 공생을 위한 수눌음, 약점을 강점으로 뒤집는 지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등은 제주인의 결을 채우고 있다. 그리고 지금 대전환의 시대에 제주인의 정신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미래 제주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무한 동력’인 제주인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본지는 올해에도 제주인 발굴 프로젝트 ‘2023 제주&제주인’을 시작한다. [편집자 주]
 

지난달 22일 오라컨트리클럽에서 만난 고군택 프로가 환하게 웃고 있다. 임창덕 기자 kko@jejuilbo.net

 

전설의 대기록에 도전하는 당찬 골퍼가 있다. 그 주인공은 31년만의 한국프로골프(KPGA) 시즌 4승 사냥에 나선 제주 출신 고군택 프로(24)다.

남원초, 남원중, 제주고,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018년 KPGA에 입회한 그는 올 시즌 신한동해오픈,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아너스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의 영예를 안으며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는 중이다.

제주인의 DNA를 품고 1985년, 1986년, 1991년, 1992년 최상호 프로가 세운 시즌 최다승 기록인 ‘4승’에 도전하는 그를 지난달 22일 오라컨트리클럽에서 만났다.

# 제주 DNA 살려 ‘국가대표 골퍼’성장

1999년생인 고군택 프로는 초등학교 2학년 시절 아버지를 따라 골프를 접했다. 그의 아버지는 고일학 남원농협 조합장이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골프 선수로 활동한 그는 2016년 국가대표, 2017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했다. 

고군택 프로는 제주고 재학 당시인 2015년 제6회 제주MBC·오라배 전도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와 2016년 제주특별자치도지사배 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 남고부에서 잇달아 우승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2016 박카스배 SBS GOLF 전국시도학생골프팀선수권대회 남고부에서도 동메달을 획득, 제주 골프 꿈나무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를 국가대표 골퍼로 기른 것은 끊임없는 인내와 근면함, 제주 출신이라는 자부심이었다. 대회가 많이 열리는 양잔디 골프장이 많다는 제주의 이점도 그를 ‘국가대표 골퍼’로 성장시켰다. 

바람이 많이 분다는 제주의 악조건도 되레 그를 어려움에 강한 골퍼로 만들었다. 올해 시즌 3승 중 2승을 연장 승부 끝에 따낸 ‘승부사’의 비결이다. 

고군택 프로는 “아무래도 제주 출신 선배들이 워낙 잘하고 있어서 그것에 따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있다. 제주는 골프장이 많아 여러 환경에서 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며 “제주에 바람이 많이 불고 하니까 대회 때 바람 부는 상황에서 칠 때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 물오른 기량 비결은 ‘퍼터’…“시합 하나하나에 집중”

올 시즌 3승을 거두며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고군택 프로는 자신의 기량 상승 비결을 ‘퍼터’로 꼽았다.

고군택 프로는 “이제까지 투어하면서 우승 경쟁을 조금 했었는데, 올해는 퍼터가 달라진 것 같다”며 “시즌 시작하기 전 퍼트를 따로 연습했었는데 결정적일 때 퍼트가 잘 들어가면서 올해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고 강조했다.

고 프로는 아울러 첫 우승까지 걸린 인내의 시간들이 자신의 올 시즌 성적의 밑거름이 됐다고도 덧붙였다.

고 프로는 이어 “첫 우승하기까지 너무 힘들어서 ‘언제 우승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많이 했지만 결국 그런 경험들이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며 “시즌 4승 기록이 의식되긴 하지만, 언제나 똑같이 시합 하나하나에 집중하려 한다. 결과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연장에 강한 승부사…“제주도민 응원 감사”

올 시즌 3승 중 2승을 연장에서 거두며 ‘승부사’ 평가를 받는 그는 연장 승부에 강한 이유를 ‘집중력’에서 찾았다.

고 프로는 “매 순간 집중하면서 플레이했던 게 연장 승부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던 것 같다. 연장전 때마다 파5 홀이었는데 버디를 다짐하면서 플레이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국가대표를 하면서 잘 치는 선수들과 같이 생활했던 경험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고 프로는 이어 “제주도 출신이라서 제주도민들께서 응원을 많이 해 주셨는데 그 응원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어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도민 여러분의 성원에 부합하는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곘다”고 다짐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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